마음이 머문자리
임려원 지음 / 프로방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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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자리


 

세상의 인연을 생각한다. 인연을 생각하다가 다시 우연이라는 단어를 중얼거린다. 모든 순간은 인연일까. 아니면 낯선 우연의 순간일까. 우리는 인연 속에서 우연을 만나고, 우연을 거듭하면서 인연을 만들어간다.

 


실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처음의 마음도, 읽는 도중에 생겨난 일도 다 복잡한 심리에서 기인한 것들이었다. 고백하자면 책을 읽기 시작한 지는 꽤 됐지만, 이상하게도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위로받고 싶었던 옹졸함이 자꾸 투정을 불러들였었던가 보다. 그렇게 나는 꽤나 짜증스러운 시간을 견디고 있나 보다.

이른 아침 비가 내린 후 수줍게 해가 드는 지금, 이처럼 평온한 일상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인연인지 우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순간을 채워주는 평온함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생각에 잠시 잡념을 내려놓는다.

당신의 모든 순간은 안녕하신가요.

 


책을 읽으면서 줄곧 여러 가지로 분절되는 생각들로 인해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 공감하면서도 또다시 분노했으며, 화가 나기도 했다가도 그렇구나, 라며 수긍하고 받아들이기도 했었다. 인간의 감정이 이처럼 본래 수만 가지였던가. 정말이지 다양한 감정의 변화였다.

저자는 글은 무척이나 차분하다. 저자 본인의 이야기. 내담자였을 누군가의 이야기. 다양한 자료와 책 인용 이야기 등등. 너울거리는 감정의 파도를 누르고 가만히 들여다본다면 눈과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법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책을 읽는 이의 심리상태에 따라 공감의 정도는 서로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책 속에 담긴 저자의 목소리는 분명 따스하다.


 

딴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번 책 읽기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감정의 파도는 여전히 요란하고, 거품을 토하며 달려드는 거친 파도를 잔잔하게 할 내면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연 저자와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일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쯤이야 미리부터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 때문에 더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씁쓸한 일이다. 완벽한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계속 징징거리고 있으니 힘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말이다. 저자가 말했듯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본인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그 말에 힘을 내본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 스트레스를 잘 맞이해야 한다는 이야기.p57/ 예민함의 이유를 이야기를 언급하는 대목p93이 와닿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외에도 내면의 자아와 마주할 만한 이야기가 많이 실렸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공감과 소통을 찾아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은 참 씁쓸하다. 내일은 좋아지려나. 좋아지겠지. 좋아질거야.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힘이 되었던 문장을 마지막으로 옮겨본다.


 

속상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분노 감정이 쌓이기 전에 가볍게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마음의 건강은 얼마나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자신에게 찾아온 감정은 나쁜 게 아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봐주어야 한다.”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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