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디예요? - 나만 알고 싶은 산, 바다, 공원, 카페, 문화재 여행지
이예찬(차니포토) 지음 / 영진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 어디예요?

 

이예찬. 그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자연을 찾아 자신만의 구도를 발견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 렌즈 안으로 빨아들이는 신비한 마력을 지닌 사람이다? 라고 쓰고 싶다. 확실히 그는 마법 같은 재능을 지녔나보다. 그가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시원한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대기 속을 가득 떠다니는 따뜻하고 완만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하다.

흔들리는 갈대, 바다로 흘러가는 냇물, 노을 지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고즈넉한 정자와 그 속을 틈틈이 채워가는 적당히 어두운 그림자들. 수많은 순간과 순간의 소중한 시간들이 사진속에 자리잡아 그렇게 가만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책은 그가 그동안 발품 팔아 다니면서 만나왔던 전국의 아름다운 장소를 직접 그의 글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책 속에는 아름다운 청춘의 한 시절을 걸어가는 그가 있었다. 또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누구일까? 그녀와 또 다른 그녀. 갑자기 그녀들이 궁금해지는 건 주제넘는 사념이지만 참 곱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여름, 가을, 겨울. 참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겨울을 보내려는 찰나. 이예찬의 책을 만난 건 행운인가. 이제 다시 시작하는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그의 책과 함께 거닐어보고 싶어지는 소박한 욕심이 나를 달뜨게 한다. 이제 그가 풀어내는 사진 속 풍경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보자.

1월부터 마지막 달인 12월까지. 그는 사계절 열 두달의 자연과 그 안에 어울려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만이 알고 있었던 비밀 같은 장소를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까지. 당장이라도 굽 낮은 신발을 찾아 신고 길을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이 책이 지니는 힘인가 보다. 초행인 여행객들을 위한 그만의 알뜰한 정보제공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꼼꼼하고 성실한 그의 이야기는 그가 만들어낸 순간의 사진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그만의 소박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책 속에는 각각의 장소를 소개하면서 위치와 입장료, 주차 관련한 정보. 드론 촬영시 체크해야 할 정보.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구도 잡기와 태크닉. 그리고 알고 가면 좋을 정보자랑하고 싶은 사진들이 함께 실렸다. 개인적으로는 함께 가볼만한 추천 대상이라는 항목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대부분 가족과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갈 것을 추천했지만, 이따금 혼자 가기를 추천하기도 한다. 따로 또 같이, 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을까. 딴은 계절마다 입장료가 달라지는(태안. 청산수목원)것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알려주는 이 젊은 청년의 수고와 열정에 독자로서 감사와 함께 따뜻한 응원을 보태고 싶어진다.

 

내가 사는 인근 지역이 소개되었을 때의 아이같이 설레었던 묘한 반가움이라니. 오래전 한번 가보았던 지워진 추억을 소급하게 했던 어느 계절의 어느 사진들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 그리고 그의 충언을 따라 살면서 꼭 한번은 혼자서 발걸음 해보고 싶은 곳을 마음으로 정해보는 순간은 행복한 순간이었으리라. 뭐 그리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해보이지는 않는다. 그냥 참 좋다, 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어느 곳을 가든지. 두 팔을 힘껏 벌리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이예찬 그의 사진처럼 그 순간 맘껏 즐겨봤으면 하는 욕심이 인다. 카르페디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