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파먹기9-1

 

다빈치코드 1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전권 2권 중 1권이다. 빨간색 표지에 모나리자의 그림이 삼각형으로 한켠에 들어간 이 디자인이 몇 번째 디자인인지 잘 모르겠다. 출판사는 베텔스만 코리아다. 엄밀히 따지고보면 이 책은 남편의 책이다. 남편이 언제 구입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했는데 출간된 날짜를 보면 어쨌든 결혼 이후에 새로 데려온 책이 아닐까 싶다. 각자의 책들을 우리의 결혼과 동시에 합쳐졌는데 당시만 해도 당신 책, 내 책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던 시기였나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예전의 당신 책도 내 책이고, 내 책은 늘 그렇듯 내 책이었소, 라며 살고 있다.

 


책은 잘 알려진대로 영화로도 나왔을 뿐만 아니라, 초판 이후에 여러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는 말 그대로 롱런의 스터디 셀러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왜일까.

예수의 비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갖는 비밀스러운 의미들? 책의 발상은 상당히 흥미롭다. 딴은 기독교 교리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도전적인 발상으로 다가설 법도 하다.

이를테면 지극히 자극적이다. 기존의 질서에서 안주하는 모습이 아닌, 고착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벗어나려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는 긍정적인 면모와 함께, 그저 인간의 호기로운 상상력의 시작과 끝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범한 이라는 감상을 가져올 법한 책이 아닌가. 책에 대한 인상은 이 정도다.

 


소설은 루브르 박물관 관장 자크 소니에르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사건으로 두 명의 주인공이 소환되는데, 그 중 한 명은 미국인 랭던 교수다. 작품에서 그는 기호학, 도상학을 연구하는 학자인 동시에 다양한 책의 저자로 소개된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소피 느뵈로 미국의 CIA를 연상케하는 프랑스의 DCPJ의 암호해독가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여성 소피는 여러 의미를 상징하는 듯한데, 작가는 이 여성을 단순히 지나가는 인물인 아닌 사건의 중심부에 세워두고 싶은 눈치였다. 소피는 앞서 소개된 박물관 관장 자크 소니에르의 손녀였으며, 박물관 내부에서 그녀의 할아버지가 남긴 단서 즉 이번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들을 찾아내는데 큰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1부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를 상징하는 관장의 죽음과 그가 남긴 암호. 그리고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두 주인공과 이들을 추격하는 경찰. 무엇보다 비밀스러운 두 세력(오푸스 데이와 시온 수도회)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1부 끝부분에 이르러 작가는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듯했는데, 우리가 종교에 기인한 지식과 지성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과감하게 뒤엎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해야할까. 어찌보면 작가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이미 조작되고, 변형되어버린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종교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고, 세대를 거쳐 다시 습득되는 것일 뿐일까. 그 이상의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가끔은 남편과 종교에 대해 언쟁을 벌일 때마다 저이는 언제부터 저런 발상을 갖게 되었던 것일까.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 까닭을 알 것도 같다. 물론 날 때부터 무신론자였던 그였기에 더 쉽게 그만의 이론에 이 책이 더 잘 들어맞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반면에 양가 모두 종교적 신념이 강했던 집안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나로서는 그와의 종교론에 대한 논쟁이 늘 피곤했던 차였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게 그는 자주 말을 걸어오곤 한다. 작품에 대해서 경계를 허물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은 언제든 환영이다. 당신 기다려요. 아직 2부가 남았으니. 다 읽고 다시 이야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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