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뿌리 -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현대 한국군의 기원을 찾다
김세진 지음 / 호밀밭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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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의 뿌리

 



한국군을 통해 들여다본 대한민국의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을지. 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한국군의 뿌리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두가지 접근법이 다 용이해보이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조선의 군시설과 정비를 비롯해 군과 관련한 세세한 정보를 선두로 시작한다. 저자는 조선군을 언급함에 있어 저물다라는 타이틀을 달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저물어야했던 것은 어인 까닭이었을까.

우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정묘호란까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역사 이야기가 다시금 이 책에서 소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주된 시점은 바로 시대에 따라 이어지는 냉철한 저자의 비판적 시각과 맞물려있다.

 


한편으로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러시아, 중국, 일본 그리고 미.영국, 프랑스의 영향력 아래에 흔들릴 수밖에 역사적 혼돈의 시기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달가운 일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선군은 외세에 대응하기에 무력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열세에 있었고, 때때로 항전했으나 결국 목적을 완수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갈등으로 인한 분산과 결국은 외세에 의한 수동적 변환을 그 이유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책은 조선에서부터 시작해 조선말기, 대한제국, 임시정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과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당대 상황에 접해 성장해온 한국군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싣고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한국전쟁에서 극렬하게 보이는 냉전시대의 시대적 흐름을 낱낱이 들여다봐야 하는 씁쓸한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또한 이 부분에서 흔히 다루지 않는 그러니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한국군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이야기는 대한민국 우리들의 역사 이야기이며, 그 가운데 한국군의 이야기였음을 확인하게 되는듯하다.

 


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 김세진의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또 그런 이유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역사란 늘 재해석되는데 있어 두려움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가싶기도 하다.

책에서 저자는 명성황후에 대한 호칭은 민비로 격하시켜 언급하고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한 논쟁과 의견들이 이미 오래전에 밝혀진바, 구태여 새롭거나 낯선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저자 역시 지적했듯이 어떤 시대적 흐름과 진영을 포함한 당대 만연한 시류에 의해 역사의 진실이 가려지고, 그 존재가치가 격상이 되었다가도 격하되는 식의 암울한 역사 인식이 아닌가 싶은 거다. 어찌보면 이것은 일종의 문제 제기일 수도 있다.

 


책 속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아니 역사와 시대가 언급하지 않았기에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숨은 그림처럼 곳곳에 조금씩 실렸다. 이완용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 묘하게도 생소하게 다가왔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부터 출발했던 게 아니었을까. 명성황후 민비와 고종 그리고 흥선대원군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 의견은 기존의 시선과 비교할 때, 조금은 다른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쨌든 결론은 이런 게 아닐까. 우국지사가 매국노가 되기도 하고, 매국과 친일의 행적을 숨긴 이들이 오히려 떳떳하게 살아갔던 현실은 씁쓸한 아이러니인 동시에 아물지 않는 상처임에는 분명하다.


 

다시 책의 주제로 돌아가자. 많은 이야기 속에서 한국군의 이야기로 환기해야한다. 사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린 한국군의 뿌리, 라는 제목의 단락만으로도 어느정도 한국군에 대해서 알 수 있을 법도 하다. 물론 책의 전체 내용을 읽고 들여다봐야 더 좋겠지만 말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한국군은 크게 나누었을 때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고 봐야 한다. 구성원들의 출신을 들여다볼 때도 일본 육사 및 일본과 관련한 인물들이 대다수였고, 중국 만주 출신 등도 자주 언급된다. 물론 광복군 출신도 있었지만 그 수가 매우 드물었다고 한다. 어떤 형식이나 제도에 있어서는 많은 나라들이 영향을 주었으되 일본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 한편으로 고종과 명성황후 민비의 친러 성향으로 인해 러시아식 제도가 반영되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결국 한국전쟁을 포함 근현대로 갈수록 미국의 영향력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창군 당시의 한국군을 일본군, 중국군, 만주군, 독립군, 광복군, 대한제국군, 미국군, 러시아군, 청나라군 등에 직간접적인 뿌리를 둔다.”(이하생략) p 273

 


짧은 질문에 대한 위의 인용된 문구가 좋은 답변이 되었을까. 저자는 2022년 국방부 정신교육 자료를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남겼다.

 


우리 국군 역시 의병,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하고 있다.”-p273

 


지켜낸다는 것의 책임과 그 무게감이 한없이 무겁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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