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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합격의 비밀, 개념어휘에 달려 있다 - 대치동 입시전문가가 콕 집어주는
김송은 지음 / 공명 / 2021년 10월
평점 :
대학 합격의 비밀, 개념어휘에 달려있다
책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자신에게 맞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맞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전공 분야의 다양한 어휘력이라는 내용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저자 ‘김송은’은 ‘아는 만큼 보인다’ 라고 말한다. 쉽게 풀어보자면 많은 어휘를 알면 알수록 다양한 글을 읽어내기가 수월해질 뿐 아니라,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 역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수능을 준비하고 논술을 준비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어휘, 즉 개념어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슨 뜻으로 말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내용 파악이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기본적인 어휘를 알아야 문장을 이해할 수 있고, 문장과 문장을 이어 문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진리 혹은 절대불변의 법칙처럼 다가오는 이 내용을 지금 어린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왜 국어 과목이 어렵다고 할까.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아들도 같은 말을 했었다. 수학은 괜찮은데 국어는 꼴도 보기 싫다, 고 말이다. 이렇게 처절한 반응이 나올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런 아이에게 문장과 문장, 그리고 문맥과 단락을 운운하는 건 쥐에게 쥐약을 던져주는 것처럼 잔인해보인다. 어쩌면 이 책이 막연하게 국어를 어려워하고, 언어영역을 외면하려는 내 아이와 또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도태되고 있음을 느끼는, 어떤 하나의 자의식에 갇혀 있는 내게 알고자 하는 욕심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책의 가치를 주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책은 분야별로 단락을 구성한다. 사회과학, 법*행정학, 경제경영, 교육, 예채능, 공학자연과학, 의학보건 등으로 실제 전공과에 맞게 구분하고 각 단락에 맞게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의 장점은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문적인 서적이라든지 관련 서적이 풍기는 난해한 문장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쉽게 풀어쓰고 있으나 중요한 요지마다 콕 집어주고 색을 바꿔 강조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로 사전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개념어휘라는 말 자체 안에 사전 지식이 포함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성실하고 꼼꼼하게 개념을 풀어줌으로써 그만큼 폭넓은 사전적 지식(배경지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이다. 내가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아는 것. 그게 제일 먼저 생각해봐야 할 일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문과 태생인 나는 인문학과 전공의 인연으로 예체능 계열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음을 확인하게 되는가 싶다.
요즘은 다방면에 관심이 생긴 까닭에서인지 조금씩 관심사가 뻗어나가는 걸 느낀다. 사회문제, 교육과 의료,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한 정의와 질서 그리고 법에 대하여, 아들아이의 관심 분야인 자연과학과 공과 계열에 대한 관심까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고 있다는 소소한 매력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몰랐던 어휘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알고 나면 뿌듯해지는 듯하다. 문득 배부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와 함께 이야기했던 개념어휘는 공학 계열에 등장하고 있는 ‘희토류’였다. 녀석이 화학관련 책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고 하는 이 어휘는 정말 생경스러운 어휘가 아니었던가. 실은 정말 낯선 어휘가 많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내가 종종 많은 분야에 접목해 생각하고 있는 ‘매너리즘’을 다시 자세히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었다. 은근히 반가웠던가보다.
책은 대입 논술을 위한 준비도 함께 실었다. 기출문제를 예시로 제공하고 면접과 관련한 지면도 할애한다. 관련 서적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맥을 통해 알아가는 게 정석이기는 하지만, 때때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싶을 때가 있기 마련 아닌가. 그럴 때는 이런 식의 책도 읽어볼만하다. 쉽지만 똑똑하고 매우 친절하다. 학생을 포함해 성인들까지 한번은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인식하고 알아가는 것은 즐거움이다. 모두에게 즐길 줄 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