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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생 엄마표 공부법
김혜영.장광원 지음 / 이화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서울대 합격생 엄마표 공부법
-공부는 왜 하는 걸까.-.-
공부는 왜 하는 걸까. 아니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데 정답이 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해서 고학년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저학년 신입생 엄마들이 종종 물어보곤 했었다. 나는 그렇게 극성맞은 엄마가 아니었던지라 늘 그렇듯 ‘책을 많이 보여주세요’, 라는 말을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대 합격생 엄마표 공부법’이라는 책을 읽었다. 뭐랄까. 스스로에게 자극제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책은 적절한 에너지를 포함해 비타민 같은 자극을 전해주기도 했지만, 어쩐지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무게가 더 무거워짐을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읽고 다른 엄마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를 생각했었다. 그건 아마도 ‘끊임없는 관심’이 아닐까.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말이다. 자식을 잘 이끌고 싶은 부모라면 이 대답을 듣고 바로 실망할 것도 같다. 그렇긴 한데 사실 책에 실린 학생과 그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관심과 사랑’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누구나 알지만 참 해내기 어려운 바로 그것. ‘참고 또 참는 일!’ ‘인내’가 아닐까싶다.
책에 실린 케이스를 살펴보면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독서의 경험이 풍부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강조한 바, 다양한 독서의 경험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뒷받침해주는 부분이 많고 또 많은 부분에서 큰 영향을 준다고 인정하고 있다. 아이의 성향에 맞춰 공부의 방향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향에 따라 학원 선택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고, 강사, 교사의 스타일과 아이의 스타일 서로간의 관계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절반 정도의 케이스에서 외국에서의 생활했던 경험을 찾아볼 수 있는데, 대부분 외국 생활이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엄마가 아이의 성향과 환경에 맞게 공부 과정을 단계적으로 기획하고 잘 이끌어주는 부분도 살펴볼 수 있다. 이를테면 책에 등장하는 유형은 예전에 한참 유행하던 표현으로 알파 유형의 엄마들인 셈이다.
외고 출신의 학생과 일반고 출신의 학생들 이야기로 나눠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부모의 교육적인 철학 관점에 의해 굳이 특목고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일반고에서 좋은 내신을 얻는 것이, 더 능률적이며 종합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실렸다. 때로는 부모가 리드해 아이를 끌고 가는 케이스가 있는가하면, 아이가 주체가 되어 부모는 아이 의견을 수렴하는 케이스도 보이는 듯했다.
민사고(민족사관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학원에 태워다주기 위해 분당에서 강원도까지 차를 몰고 가서 전화를 했는데, 아이가 거부를 하는 바람에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는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가 가슴을 후빈다.
내가 낳았고 내가 키웠지만 자식만큼은 내 맘대로는 되지 않더라, 는 말이 생각난다. 고약한 것 같으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다 똑같다. 나는 어느새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엄마에게 전화로 엄마 속을 뒤집어버리는 질풍노도의 그 철없는 아들이 미워지더라. 그리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내내 울었다는 그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하며 한숨이 늘어지는 것을 느꼈다.
책은 어디까지나 대입 입학을 최종지점으로 생각한다. 사실은 그 너머의 것들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일단 입학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셈이다. 책은 아이의 성적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밀려날까 조바심을 내고, 아이가 성적으로 괴로워하면 함께 괴로워하며, 학교 비교과 활동을 위해서 아이를 대신해 자료를 찾고 구성을 하며 모임을 만들어가고, 입학 설명회마다 꼬박꼬박 출석을 하면서 그렇게 엄마 스스로도 공부했었다는 여덟 명의 어머니의 절절하면서도 생생한 이야기가 실렸다.
제목에서 이미 밝혔지만 한편으로는 책에 등장하는 케이스가 모두 서울대를 예로 들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학생들 거의 대다수가 대치동 학원가에서 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 또한 아쉬움인 동시에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혼자서 꿋꿋하게 자기주도형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학생의 케이스도 보인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이제 잊어야 한다. 미안하다.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난다. 개천에서 꼭 용이 나오라는 법은 없다고 했던 말. 지렁이도 송사리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했던 그 말이 생각난다. 이 표현을 써서 유감이다. 그런데 내 아이를 위해 좋은 학원에 보내주고 싶어도, 좋은 책을 사주고, 유명 강사를 과외 선생님으로 붙여주고 싶어도, 그럴만한 능력이 없는 우리시대의 부모는 좌절한다는 이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더란 말이다.
세상에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지만, 그 외에 다양한 학문에 관심을 보이고 재능이 뛰어난 아이도 많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카이 대학을 가기 위해서 너무 한편으로 정해진 코스와 정해진 방법론만을 운운했다면, 그것이 이 책이 지니는 마지막 한계라고 한다면, 다음에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학문과 분야에 도전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아름다운 도전기’를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를 자극하는 중이다.
어쨌든 공부란 평생 이어져야 할 일이다. 지식을 쌓기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스스로 성찰하며 흔들리지 않음으로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서 지속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이들이 거실에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큰 아이가 종종 말한다. 엄마가 쓴 서평을 읽어보고 싶어요...
문득 생각하기를 나는 좋은 엄마인가, 의문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