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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무 살 - 여자 나이 마흔 또는 오십에 찾아오는 자기발견에 대하여
에이미 노빌.트리샤 애쉬워스 지음, 정해영 옮김 / 가지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두 번째 스무 살
책은 중년이라는 말을 대신 할 수 있는 표현을 몇 가지 소개하고 있다. 기억나는 표현 중에서 제일 좋았던 표현은 ‘유치원 2.0버전’이라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두 번째 스무 살’이라는 표현이 같이 실렸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알아가며 경험해간다는 뜻에서 처음 교육이 시작되는 유치원이라는 어휘를 상징적으로 빌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중년은 단순히 여성이 나이가 들어 호르몬의 이상으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 신체적 변화만을 그 한계점으로 두고 말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서부터 벗어나 탈피를 하듯, 그래서 더 큰 성체로 다시 태어나듯이 다시 태어나 성장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구상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목소리의 힘을 싣지 못하며 살아오는 모든 여성들을 위한 책인 듯싶다. 그러나 일반적인 페미니즘을 생각하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개개인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 다르겠지만, 그저 내게 있어 이번 책은 조금은 씩씩한 언니들이 전하는 앞으로의 시간을 위한 체계적인 충고처럼 다가온다.
혹시 책을 읽는 누군가가 이십대 청춘의 싱그러운 시기에 있다면 조금은 이른 시간을 미리 예측해본다는 의미에서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꼭 집어 이야기하자면 지금 딱 마흔 중반대를 살아가고 있는 70년대 그 언저리.. 어느해쯤 태어난 이들에게 보다 더 가까이 보다 면밀하고 깊이 있게 다가서게 되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쓴 씩씩한 언니들은 챕터마다 책을 읽는 이들에게 퀴즈를 내곤 한다. 어찌보면 앙케이트 조사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의료관련 심리조사표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열된 문항에 체크 표시를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데 딱 마흔하고도 절반을 살아온 나는 아직 씩씩한 언니들이 제시하는 중년, 그러니까 두 번째 스무 살을 완벽하게 맞이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체크 문항이 그리 많지는 않아보이니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국적을 불문하고 삶의 중간지점 그 어디를 건너가고 있는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우리 모두는 위로를 받고 힘을 얻으며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책은 두 번째 스무살에 가까이 살고 있는 이들에게 가족을 부양하고 챙기면서 주어진 한정된 역할에 낙담하고 좌절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생각을 바꾸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도 충고한다. 행복과 기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보며,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앞으로의 다가올 시간을 준비할 것을 이야기한다.
다들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겠지만 여성이라면, 아내와 엄마 혹은 딸과 같은 다양한 입장과 그 안에서 경험하게 되는 호불호의 복잡한 감정에서 벗어난 어디쯤에 스스로의 정체성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가도 싶다. 그 순간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것일까. 남편과의 관계, 십대 아이들과의 관계, 늙어가는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동성간의 우정. 다양한 관계와 관계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잊고 살았던 자신의 진실된 모습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책은 그 순간 우리에게 포기하지 말고 도전할 것을, 드러나는 것에 작아지지 말고 내적으로 강해질 것을 말한다. 또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기억할 것을 그리고 언제나 당당해질 것을 조언한다.
책 149 페이지에서 ‘나는 이럴 때 가장 예뻐 보인다’. 라는 제목아래 다양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예시문 중에 나는 세 가지를 선택했다. 하나는 ‘나 자신에게 충실할 때’ 두 번째는 ‘내 인생에서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였고, 마지막으로는 ‘내가 온정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관대하게 대할 때’ 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진정으로 나를 이해하는 이들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곱씹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순간이 아름다운가. 어여쁜가. 실은 그렇게 예쁘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순간에 몰입하고 즐기는 내 자신이 좋다, 라는 것쯤이다.
씩씩한 언니들이 내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당신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할 때 당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가?’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