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왜 우주에서 미래를 찾는가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 한정훈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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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

-꿈꾸어야 할 이유에 대하여

   

 

꿈은 이루어진다. 나는 그 말을 좋아한다. 물론 내가 바라던 꿈은 현실이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그 문구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꿈은 이루어졌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 꿈을 늘 곁에 두어야 한다는 믿음이 생기는지도 모른다.

여기 꿈을 꾸고 꿈을 쫒아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타이탄. 토성의 거대 위성의 하나이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티탄(타이탄의 그리스어식 발음)족을 일컫는 이 말은, 무언지 모를 신비감과 알 수 없는 선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던져주고 있었다. 사실적으로 타이탄은 미국 공군의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개발되었다가 우주선 발사용 로켓으로 개조되었다는 발사체를 발하는게 분명하다.  그런데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타이탄은 우리가 아는 정보보다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먼저 떠오르는 표현이 있다. 광활함이다. 드넓게 펼쳐진 평원과 초원 그리고 건조한 사막과 바다를 다 차치하고 해가 밀려난 자리를 차지한 어둠 속에 드러나는 우주의 맨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이 ‘광활하다’,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자꾸만 작아지는 존재를 확인하곤 한다. 작아지는 존재는 인간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번 크리스천 데이본포트의 ‘타이탄’을 읽은 후에, 작아지는 인간 존재라는 개념에 수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인간은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었다.

   

 

우리가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었던 우주의 대한 생각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은 우주로 향하는 인간의 순수한 열정과 욕망을 항공우주 과학과 로켓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타이탄은 로켓의 실용화와 대중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발해온 이들의 영광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아마존 서점으로 알려진 제프 비조스의 블루 오리진, 테슬라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자주 언급된 스페이스X를 만들어낸 일론 머스크, 버진 갤럭틱을 운영하며 스페이스십을 만들어낸 리처드 브랜슨, 폴 앨런의 에어로스페이스와 버트 루탄, 앤디 빌과 같은 많은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이들의 꿈은 환상처럼 거대하고 빛나는 이상과 같은 것이었지만, 이들은 그 꿈을 현실 세계로 가지고 와 실제로 만들어간다. 정치적 입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과 입찰에서의 문제, 법적인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며, 서로에 대해 신뢰를 잃어가면서도 결국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훌륭한 경쟁과 도약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으로 과거의 영광에서 멈추어버린 NASA가 처한 상황과 민간기업의 항공우주 개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궁극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우주개발산업의 실행을 목표로 하며, PSF(Personal Spaceflight Federa-tion 개인우주비행 연합)를 언급함으로써 로켓엔진의 재사용으로 현재 비행기의 기능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저자 크리스천 데이븐포트의 시선은 이들 경영진들의 열정과 엔지니어들의 노력을 있는 그대로 섬세함으로 담백하게 담아내는데 성공하고 있으며, 저자 스스로의 의견을 배제하고 객관적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려는 이들의 성공과 실패, 좌절과 환희, 기쁨의 순간순간을 인간적인 시선과 건조하지 않은 문체로 적어내고 있었다.

책은 당시 중요한 인물들의 다양한 인터뷰와 상황을 재구성해 보여주고 있어 책을 읽는 이에게 현실감 있게 쉽게 다가온다. 한편의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주를 향한 인간의 욕망이 맹목적으로 과한 욕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젠가는 현실이 되어 인간 앞에 다가올 순간이자 현실이 될 순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화성을 식민지화하려는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나, 화성보다는 지구를 더 지켜내고 싶어하는 제프 비조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만한 여유와 관심이 생겨난 까닭은 무엇일까. 문득 나는 머스크와 제프와 많은 이들의 이야기에 무한적으로 설득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우주는 얼마나 위대한가. 그렇게 쉽지도 않고 만만하지도 않은 것이 우주라고 하였지만 역시나 우주는 지구의 인간이 가슴에 품어볼 만한 거대한 미지의 세상임에는 분명한 듯하다. 과거의 우주로 떠났던 우주인들과 미래의 우주인들, 우주인의 신분이 아닌 민간이의 신분으로 우주로 향하는 많은 이들의 시간에 타이탄의 이미지는 멀리 있는 토성의 위성이 아닌, 가까이에서 바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우주를 상징한다. 지금도 타이탄은 더욱더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하는 그날을 위해서 누군가는 계속 꿈을 꾸어야하지 않을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쉬지 않고 말이다. 토끼처럼 앞으로 뛰어가든지, 거북이처럼 느리게 천천히 걸어가든지 그 선택은 중요하지 않다.

   

 

-제 관점에서 보자면 승자가 많을수록 인류에게 더욱 바람직합니다. 저는 버진 갤럭틱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또한 스페이스X가 성공하길, ULA이 성공하길, 아리안스페이스가 성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물론 블루 오리진의 성공도 바라고요. 나는 이 회사들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P409-


-담대하고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세워라. 포기하지 마라. 앞만 바라보며 헤치고 나아가라. 그게 바로 스페이스 X다.P428-


-거북이는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뎠다. 느림은 부드럽고 부드러움은 빠르다.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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