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온 소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9
캐서린 마시 지음, 전혜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시리아에서 온 소년

-용기에 대하여


가치관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가치관을 갖는다. 그런 까닭에 때때로 각자의 다른 가치관이 서로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찾아야하는 방법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닐까싶다. 문득 이런 말을 하고 싶어진다. ‘너를 이해한다. 아니, 네 가치관을 인정하려 노력중이다.’

심리학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예를 들면 상처를 받은 이에게 단순한 위로의 표현으로 ‘괜찮아, 곧 좋아질거야’ 라는 단순 위로의 말로는 그 상처를 더욱 자극시킬 뿐,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진정한 위로는 그 사람의 상처를 알아주는 데서 시작한다. ‘너 정말 힘들구나. 많이 아팠겠구나……’.

그렇게 나와 마주 앉은 이의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바로 들여다볼 수 있을 때, 교감이 시작되고 상처가 아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 그 이야기를 하려던 참이다. 소설 이야기와 함께.


맥스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벨기에로 이주한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모든 것이 낯선 상황에서 소년은 혼자 고립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한 소년 아흐메드가 등장한다. 이 시리아 소년은 내전으로 인해 어머니와 할아버지 동생들을 잃고 아버지와 단 둘이 고향을 떠나게 되지만 도중에 아버지와도 헤어지게 된다. 분명 두 아이가 맞닥뜨린 상황은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 안에서 두 소년이 처한 고립과 외로움이, 이질감 없이 동시에 하나가 되어 여운을 줄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


두 소년은 맥스의 집에서 만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아흐메드가 맥스의 집으로 들어가 쉬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두 소년의 진한 우정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에서 아이들은 넘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부정해야 할 것들도 많았고 또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었다. 때로는 위험한 일도 있었고, 정의를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아흐메드를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문서를 위조해 가짜 서류를 만들기도 했으며, 친구의(아흐메드) 아버지를 찾아주기 위해 무모해 보이는 행동을 실행으로 옮기기도 한다.


이제 처음 꺼냈던 이야기를 이어서 풀어볼 수 있을까. 힘든 이를 위해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라는 것을 고민하면서 맥스의 선택이 가져오는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누구나 주인공처럼 엉뚱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그 모든 것을 해결하거나 어떤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서로 외면하지 않고 함께 곁에 있어주었다는 점이다. 맥스와 아흐메드 그리고 친구들은 함께 곁을 지켜주려했다.

지금 이 순간 한 소년의 선택이 비록 무모했을지라도,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진지하고 순수하며 열정적이었는지. 단순히 친구가 좋아서 시작된 철부지 어린아이의 시선이 아닌, 서로에게 펼쳐질 앞으로의 시간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깊이감 있는 시선이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두 소년과 파라, 오스카와 같은 친구들은 자신과 타인의 관계 속에서 이해와 배려를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소설은 사람들의 편견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하나의 고정된 선입견처럼 다가온다. 소설에서 보면 나를 위해, 나의 가족을 위해, 혹은 내 나라를 위해서라는 나를 중심으로 한 생각의 방향이, 나의 것이 아닌 다른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이해타산적 시선을 만들어내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배타적 시선이 불만의 화살이 되어 의도한 곳을 포함하여, 의도하지 않은 곳까지 날아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고, 신변에 위협을 받아야 하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많은 이들에 대해 다같이 마음을 열고 생각해야봐야 할 의무와 책임을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법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어른들 생각과 딴은 그 법이 잘못된 법이라 해도 꼭 지켜야 하는가, 질문을 하며 근원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소년의 정당한 도발은 현실에서도 사실 쉽게 답을 내어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해본다. 우리가 믿고 있는 옳은 가치에 대해 혹은 인간존엄과 난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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