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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사서삼경 - 읽으면 힘을 얻고 깨달음을 주는 지혜의 고전 ㅣ 삶을 일깨우는 고전산책 시리즈 6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삼강오륜
-진정한 예(禮)란
‘삼강오륜’이라고 했을 때 공자의 ‘논어’를 생각했었다. 이 또한 고정된 선입견이었을까?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은 추측은 어딘지 모르게 살짝 빗나갔던 게 사실이다.
열세 살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명심보감 효행’ 편을 배우고 익히게 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가는 곳을 미리 알리고, 귀가해 집 안으로 돌아오면 제일먼저 들어왔음을 알리면서 부모가 걱정할 일들을 만들지 말라던 문구가 생각이 난다. 그 문구를 배우는 의미는 첫째로는 사람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중 부모에 대한 효와 바른 도리를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며, 둘째로는 이제 막 학교라는 단체 생활에 들어온 어린 아이들에게 올바른 생활습관을 교습하기 위한 방법에 일환이었을 것이다.
옛날 아이들이 천자문을 익히고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명심보감을 배우며, 학동기에 들어서는 동몽선습과 격몽요결을 배우면서 여러 번 강조되어왔던 것이 바로 삼강과 오륜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로 동몽선습 내용에는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오륜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왜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삼강과 오륜을 강조해왔을까. 딴은 이것이 올바른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행이라는 것을 교육하기 위한 선조들의 진심어린 충언의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형식적인 부분이겠지만 상감오륜에 대한 지식적인 부분을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부분은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
다음은 책 날개와 머리말에 실린 부분이다.
“중국 전한 시대 때의 유학자 동중서가 공자와 맹자의 교리에 입각하여 삼강오상설을 논한 데서 유래되었다. ” -인용. 1
“삼강오륜이란 유교의 도덕사상에서 기본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 인륜을 말한다.” -인용. 2
우리는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에 삼강오륜이 대해 지겹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사상과 실천에서 깊이 녹아들지 못한 채 살아가는 듯하다. 그건 어쩌면 나 혼자 낙락장송으로 살아간다한들, 사회가 혹은 주변인이 함께 동조 내지는 동화하지 않으면 그 의미와 가치는 상실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전설 같은 원리원칙만 논하기에는 사회가 변했다고 항변도 할 것 같다.
그러나 사회가 변하고 삶의 방식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 본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는 어른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예를 강조하며 인성에 대한 찬반을 거론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사회는 너무 많은 관계와 관계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강령과 인륜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삼강) 또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사랑, 임금과 신하간의 의리, 부부 사이의 분별, 어른과 아이 사이의 질서, 친구 간의 믿음을 논하는 인륜이다.(오륜) ” -인용. 3
삼강과 오륜은 책의 표현대로 인륜이다. 그리고 내가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미덕’이다, 라고 적어보고 싶다. 인륜과 미덕. 우리 사회가 한번쯤 뒤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부분에 대해 삼강과 오륜은 명확하게 길을 안내해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긍정의 기대치를 심어보고 싶다.
출판사의 소개문에서 책의 의도를 쉽게 알 수 있는 표현들이 있었는데 간단하게 소개해보자. ‘상감오륜의 각 덕복에 걸맞은 동서양의 이야기를 두로 모아 그 뜻이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구성했다’ 소개된 바와 같이 책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실렸다.
어린 아이들이 즐겨보는 전래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솝우화에서 보았음직한 이야기와 중국의 역사, 한국의 역사까지 비교적 폭넓은 범위에서 가지고 와 소개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예를 좀 들어보자. 부위자강 편에 등장하는 ‘지게의 교훈’은 고려장 이야기이며, ‘말 도둑이 된 계란 도둑’은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교훈이 담기 이야기이다. 부자유친에 편에서 ‘앞일을 점치는 거북아들’은 아이들이 보는 전래동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고, 부부유별 편 ‘전화위복이 된 방귀 편’ 이야기는 배경이 일본으로 되어 있는데, 한국 전래동화 ‘방귀쟁이 며느리’ 편으로 이미 많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기 있는 이야기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장유유서 편 ‘믿음의 힘’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 동시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대목이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믿음의 힘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그 힘이란 무엇일까, 를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입술에 붙은 표주박’ 이야기는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의미로 아이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전래동화이다.
사실 이렇게 다양한 텍스트를 소개하며 쉽게 읽히는 장점을 지닌 책이지만 중간중간 삐끄덕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주제와 각각의 텍스트가 갖는 연계성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보았던 기억을 다시 소환하며 소소한 감성에 젖어들었던 대목을 기록으로 남긴다.
‘상가승무노인읍’ 喪歌僧舞老人泣
상제는 노래를 하고, 중은 춤을 추며, 노인은 울고 있네....p142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예는 진정한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