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개념 과학 150 - 과학 과목이 좋아지는 탐구활동 교과서 교과서 잡는 바이킹 시리즈
정윤선 지음, 김제도 그림, 정주현 감수 / 바이킹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생을 위한 개념과학 150

-위대한 과학 엿보기-

 

  책이 처음 도착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아들에게 책을 빼앗겼다. 녀석이 먼저 읽어보고 싶다고 책을 숨긴 채 나를 피해 도망을 다녔기 때문이다. 과학에 흥미가 있는 아이는 잡다한 과학 관련 책을 읽기 좋아하는데, 깊이 있게 읽는 눈치는 아닌 듯하다.

 사실 책 속에는 아이가 좋아할만한 내용이 말 그대로 가득 담겨 있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는 학습만화를 자주 접한다. 이제 6학년도 되었으니 학습만화에서 벗어날 만도 하지 않은가, 하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때때로 아이가 엄마에게 풀어내는 과학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학습만화에서 얻어 오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책은 역시 안정적인 구성에 의한 줄글로 된 책이 좋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책 ‘초등학생을 위한 개념과학 500’은 학습만화와 줄글로 된 책이 갖는 두 가지 다른 성향에서 장점만으로 구성된 책이라고 할만하다. 처음으로 이야기할 만한 것은 친밀도가 높은 접근성인데, 각 단원마다 소제목으로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이감과 다양성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중심이 되는 본문부분에서는 어려운 내용의 과학이론과 과학관련 상식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따분하지 않으면서 상세하고 깊이감 있는 설명으로 주제를 탄탄하게 떠받쳐주고 있어 아이들 수준에 맞게 쉽고 재미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형식을 갖는 책의 목적은 비단 과학에 흥미가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과학을 어려워하고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하는 대상의 아이들까지 포함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끌어내는데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어쩌면 제일 중요한 목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책은 산만하지 않게 잘 정돈되어 있는 편집과 함께 긍정의 효과를 내고 있어 보인다. 과학이라는 학문의 호불호를 떠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어볼 수 있도록 친근한 그림과 실제 사진들이 들어가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이고 있으며,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신뢰감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초등학생을 위한 개념과학’은 학습만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느 어른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한 책인 듯싶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이들과 어른들의 만족도를 동시에 채워줄 수 있을 법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이 아니었으면 미처 모르고 지나쳤을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부끄럽지만 그게 지금의 내 현실이니까. 내가 학교에 다닐 때 배웠던 수산화나트륨이 수산화소듐으로, 요오드 요오드화칼륨 용액이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아이오딘 -아이오딘화 포타슘 용액으로, 나트륨은 소듐으로 메탄은 메테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이는 2016년 대한 화학회가 화합물 명명법을 개정한데 따른 것이라는 편집자의 설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갈 뻔한 일이었다.

 매머드가 코끼리의 조상이 아니었어? 자주 헛갈리는 일식과 월식도 그림까지 그려가며 확실하게 배우고, 아들아이 좋아하는 원자, 분자, 전자, 전류의 개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기예보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 신생대에 인류의 조상인 영장류의 출현 이외에 무소나 말, 낙타의 조상도 나타났다는 사실은 정말 새로운 사실이었다. 인류 조상의 출현이야 많이 익숙하지만 말, 낙타의 조상까지 돌아볼만한 여유가 어디 있었을까 말이다.

 

  헌데 그 옛날 과학자들은 괜찮은 실험 도구도 없이 오로지 온몸으로 헌신하여 실험을 하였다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과학자라는 직업은 정말 ‘극한직업’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실험을 하고, 천둥이 치고 번개가 치는 날 연을 날리고, 일정한 체온을 실험하기 위해 100도가 넘는 곳에 몸소 들어가 실험을 하는 이들의 열정이 지금의 과학을 완성해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사소함과 가벼움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마무리는 사뭇 숙연해지는 건 어인 까닭인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