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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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작가 라우라  에스키벨은 멕시코 출신의 여성작가다. 소설은

부엌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12달 12가지 요리를 소개하면서 요리와 스토리가 적절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중남미 지역의 문화를 남성이 아닌 여성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에 더욱 몰입해서 읽고,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었음은 분명하다.

우리의 문화와 닮은듯 서로 다른듯.



때로는 요리가 주요 포인트가 되는 영화도 있었고, 주된 스토리와 곁에서 요리가 조연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던것 같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어디에 속하는걸까.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것도 같지만 요리를 통해 인물의 심리가 투영이 되고, 요리를 통해 사건의 시작과 끝이 함께하는 것으로 봤을 때 작품과 요리는 주연 혹은 조연의 성격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작품을 떠받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어느 출판사에서 연령대별로 읽기좋은 책을 소개할 때 이 책은 이십대를 위한 책으로 소개되었다.

사랑이라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권했던 것 같다.

책은 단순한듯 하지만 단순하지 않다.

단순히 이십대의 열정과 사랑만을 관점에 두고 논하기에는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그 연령별 선별 기준이 썩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여성이 주를 이룬다. 어머니와 세 딸들. 하녀. 부엌에서 도와주는 나차까지 모두 여성이다. 이를테면 모계중심사회를 연상시킨다. 위험 앞에서도 굴하지 않게 총을 들이대며 자신의 것을 지키는 마마 엘레나.

일상에서 지독하게도 고약하기짝이 없는 인물로 등장하는 이 인물은 사실상 소설속에 등장하는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낸 처음 희생자라고 볼 수 있다. 거부하고 싶었으나 결국 순응하고 받아들일수밖에 없었던 시대. 그러나 그녀의 딸들은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된다.



가부장적 사회분위기와 그 안에 속한 피동적이고 구속화된 여성의 삶을 적극적으로 바꿔가며 변화를 추구하려 애쓰는 등장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어쩌면 이 작품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서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막내 딸로 태어나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을 때까지 같이 살면서 거둬야하는 숙명. 이 숙명 앞에 첫사랑과의 인연을 포기 할수밖에 없는 주인공 티타.

부엌은 그녀만의 안식처이자 그녀가 인간으로서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는 최소한의 허락된 공간이었다.

다양한 요리가 소개되고, 사랑과 열정, 그리고 숙명을 거부하고 주어진 상황이 만들어내는 억압에 대항해 자신의 삶을 위해 당당해지기까지

그녀는 상처 받고 눈물 흘리며 그렇게 성숙해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티타가 새로운 인연을 놓지 말고 새로운 삶을 따라가기를 바랐지만, 작가는 티타의 처음 믿음과 처음 사랑에 손을 들어주고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아주아주 어릴 때의 기억 하나를 소집하곤 했다. 부뚜막에 앉아서 내게 클레멘 타인을 불러주던 한 사람이 생각났다. 그 사람은 어쩌면 소설속  나차인 동시에 티타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딸은(여자는) 성장해서 어머니가 되고, 아이를 낳고, 자신의 것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속했던 긍정의 많은 것들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이어지게 하는 무언의 힘을 갖는다

아이가 딸일 경우에는 더욱더 그 밀착 관계가 강하다.

세대를 이어가면서도 그들이 서로 하나가 되어 강한 연대감으로 교류한다는 것은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고 봐야 한다.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 삶을 지혜롭게 살아내는 방법.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과  마지막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까지 



그런 까닭에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제목 그대로 달콤하지만은 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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