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밀리언셀러 클럽 9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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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의 '밀리언 셀러 클럽'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장르 소설'이라는 식상한 꼬리표가 붙은 소설들을 참 좋아하는 편인데, 적어도 이 밀리언셀러 클럽의 꼬리표가 붙은 책들 중에서 '똥'은 없었고 그를 넘어서, 지금 와서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그래서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또 읽게 되는 몇몇 작가들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작가들 중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데니스 루헤인이나 바로 이 책을 쓴 다카노 가즈아키 같은 작가다.





누군가의 비일상적인 미래(사건, 사고 등의)를 예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야마하 케이시를 조연으로 하여 다양한 여성들의 미래와 희망에 대한 단편들이 모여 전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구조로 되어 있다.

덕분에 하나씩만 읽어도 재미있지만 역시 앞에서부터 하나씩 주욱 읽어나가는 쪽이 더 재미있다.


누군가 갑자기 다가와 '6시간 후 너 죽어.'라고 말한다면 과연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그리고 3시간 후 내가 죽는 미래를 알게 된다면?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는 '미래', '예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굉장히 소박하면서도 절실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느낌이랄까. 그리 녹녹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매우 일반적인 일본의 여성들 한 명, 한 명의 삶,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의 '미래'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소소하면서도 재미있게 그려진다.


다만, 남성 작가로서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을 그리려고 했기 때문일까? 다카노 가즈아키 특유의 치밀하고 하드보일드스러운 그런 남성적 매력이 배제된 대신 느껴질 그런 여성적 매력은 조금 덜하달까. 개인적 취향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조금 매력이 떨어지는 작품이기는 하다. 치밀함도 좀 덜하고.

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라 할 수 있는 '3시간 후 나는 죽는다'를 통해서 앞서 나왔던 전체적인 스토리를 갈무리하면서 진정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느낌 같은 것은 매우 좋았다. 미래와 희망, 그리고 운명에 대처하는 자세 같은(마지막 몇 페이지 안 되는 미래의 일기장은 좀 사족같은 느낌?).


덕분에 가볍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소설이고 재미있기도 하다.

다만 이 '색다른' 다카노 가즈아키를 '13계단' 등의 기존의 그의 작품들을 읽었던 분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자기 마음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 재미가 좀 색다른 쪽이었지만서도.

한 번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는 있다.




여담이지만, 이 책 사실 벌써 읽어야지, 읽어야지 한지가 꽤 됐는데 이제야 읽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저 WOWOW TV 영화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왠만하면 책 원작으로 영화화 등이 된 작품들이 있다면 꼭 같이 보는 편이기도 하고, 이 TV 영화의 경우는 다카노 가즈아키가 자신의 직업 경험을 살려(그는 원래 TV, 영화 각본가) 한 에피소드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해서 저 TV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하지만 구할 수가 없어 책도 같이 던져 놓았는데 이번에 그 TV 영화를 어렵사리 구하게 되면서 책도 다 읽게 되었달까.

결론은, 음... 이 영화판도 꽤 괜찮으니 책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한 번 같이 보는 것도 좋겠다.. 라는 결론?

뭐 그런 이야기다.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 3시간 후 나는 죽는다 두개의 에피소드만을 영화화했는데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전체적인 맥락이 들어맞는 영화화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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