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
김재범.김동준.조광수.장영중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다양한 형태로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이 추모의 형태든 벤치마킹의 형태든 혹은 비난이나 추후 애플의 항로에 대한 예측이든 그 재조명은 참 폭발적이었고 지금도 그 불길은 은은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게 어떤 방향성을 갖든 그 반응의 크기 만큼 이 세상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이 엄청났다는 방증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 스티브 잡스 사후 세상은 어떤 변화가 생겨날까요.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책, '포스트 잡스, 잡스가 멈춘 곳에서 길을 찾다'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그런 방향성에 대한 모색을 담은 책입니다. 참 매력적인 화두 되겠습니다.

책의 구성은 4명의 융합 전문가가 모여 자신이 생각하는 '포스트 잡스'에 대한 코드에 대한 강의를 하고, 또 네 명이 함께 대담을 하는, 강의집 + 대담집 의 독특하다면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세 가지 코드는 퍼스널라이제이션, 커넥팅, 디자인 씽킹입니다.



퍼스널라이제이션(Personalization).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의 최근 제품들에는 '아이'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나'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왔구요. 이러한 '개인화'에 대한 지속적인 애플의 노력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의 소비자들을 '유저머(User+Consumer)'라 저자는 표현하고 있는데요, 더 이상 '소비자'에서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이기도 하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많은 변화를 이야기하는데요, 더 이상 기업에서는 마케터가 아닌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이 차이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집중하느냐, '맛있는 음식'에 집중하느냐의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수많은 정보와 실질적인 경험에 대한 사전 공유를 통해 맛있어 보이지만 맛없는 음식을 쉽게 간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UI(User Interface)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업계에서 UX(User Experience)를 일반화시킨 애플이나, 실제 만져봤을 때의 사용자 만족도가 타사의 제품들에 비해 애플의 제품들이 현격히 높다는 부분 등이 바로 이런 변화와 차이를 시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런 퍼스널라이제이션의 노력은 최근 Siri라는 음성 입력형 사이버 비서(아직 초기이고, 한국어 지원이 안 되어서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긴 합니다만)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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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팅(Connecting)

최근 스마트폰의 성공과 함께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컨버전스(Convergence)'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융합'인데요, 스티브 잡스의 '창의'에 대한 설명을 보면 '뭔가를 연결하는 것' 자체라고 합니다. 바로 융합인 셈이죠. 잘 생각해보면 스티브 잡스의 제품들 중, 자신이 직접 발명한 혁신적인 것은 없습니다. 이미 있던 기능이나 제품들을 '연결'했을 뿐이지요. 하지만 그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진 경우 '창의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혁신, 창의라는 것이겠죠.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원래 디자인 씽킹의 개념은,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모두 사용하되 확산적 사고에 더욱 능숙한 디자이너들의 사고방식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사고방식을 요구하고 또 즐겨 '혁신의 열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 년전부터 각광받았던 경영에 '인문학'을 도입하자던 컨셉이나 스티브 잡스의 예술과 기술의 융합적 사고가 가져온 성공,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쌍방향 사고의 필요성 강조 등이 이런 디자인 씽킹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큰 줄기는 모두 포스트 잡스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무엇을 고려하고 만드느냐부터 좀 더 창의적인 경험을 위해 어떤 '융합'이 필요한가, 그리고 기본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사고방식의 변화까지 말입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이 책의 메시지는 책 뒷표지에도 포함되어 있듯, "잡스처럼 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일 것 같습니다. 잡스 시대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잘 적용시키되,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시켜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생각해볼수록 더 많은 것을 시사하는 부분입니다.


잡스 시대를 관통하는 디자인 씽킹적인 코드와 장점들을 잘 전달하고 포함된 내용도 꽤 유익한 좋은 책입니다. 적어도 잡스 사후 출간된 엄청난 양의 '잡스 책들 중 그저 그런 한 권'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앞서 언급했던 '강의집 + 대담집'의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강의집 부분은 대부분 좋으나, 대담집 부분이 초반에는 방향성이나 정리 면에서 괜찮지만 뒤로 갈수록 많이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심하게 말하면 소위 웹에 수없이 떠도는 앱등이와 삼성빠 간의 논의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이 부분만 감안하고 보면 상당히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잡스가 무슨 희대의 현인도 아니고, 애플이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를 알고 있는 진리의 회사도 아닙니다. 다만 그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삶과 직업 등에 적용해보려는 노력은 분명 값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자신의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대한민국에서도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그런 제품 혹은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일도 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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