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박원순.
아는 사람들만 알고, 또 인정해주던 한 사람에서 참 '의미있는' 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이라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된 한 사람.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도 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올 6월 '지식인의 서재'라는 책을 읽고, 그의 서재를 보며 '이 사람 괜찮은 사람 같은데?'라며 관심을 가졌던 정도.
그런 가운데 이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을 발견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서울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그가 가진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 라는 부분에 의문점 때문에 굉장히 관심 있게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사람의 마인드, 기저에 담긴 인성은 그가 가진 '가치'와 연결되기 마련이니까. 자연스럽게 '서울시장에 어울리는 사람일까?'라는 프레임에 맞춰 읽었고.
그건 그렇고, 참 '아름다움' 좋아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커피, 아름다운 무역... 그리고 책 제목도 '아름다운 가치 사전'. 




가치 '사전'이기에 우선 '가치'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한다(마치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용어 설명집이 연상되는 방식이다. 단 이사카 고타로의 그것이 '재미'를 준다면 원순씨의 그것은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자신이 그 가치에 대한 정의를 직접 내리고, 그에 대한 비슷한 말과 반대말을 함께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그 가치에 대한 원순씨의 열정이 느껴진달까. '이건 해야만 해, 그리고 이것은 하지 말아야 해'라는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다짐이 정의, 비슷한 말, 반대말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가치에 대한 소개와 설명이, 그가 살아온 삶과 경험에 빗대어 이루어진다.
돈 잘 벌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변호사의 삶을 버리고 걸어온 시민 단체의 길. 전보다 훨씬 고되지만 훨씬 '가치 있는'(원순씨의 기준에서)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 점점 쌓여온 그가 쌓아온 가치, 그리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다. 
어디에서였나, 이 시대의 '사사롭지 않은' 몇 명의 인물이 있고 그 중의 한 명이 바로 '박원순'이다. 라는 이야기를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어준 총수가 한 적이 있다. 그런 '사사롭지 않음'이 가득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쩌면 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 일반인으로서는 가끔씩은 '이거 너무 아름답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그런 가치에 대한 설명에 이어지는 것이 그 가치를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원순씨가 몸담은, 그리고 자신이 '명분을 좆다가 과로사하고 싶다'라고 했던 가장 큰 명분이 바로 '시민 운동'이었기 때문에 그쪽에 관련된 인물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만큼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고. 



그리고 여기에 참 책을 많이 읽는 그인 만큼, 각각의 가치에 관련된 독서 노트(그가 만들었다는 방대한 독서 노트 자료를 전부공유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와 그 가치를 수반하는 새로운 직업 아이디어(얼마전 이 직업 아이디어만 모아서 책을 한 권 더 출간하기도 했다)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책이 이루어진다.



정의, 상상, 함께, 겸허, 놓음 이라는 크게 다섯 가지의 가치, 그리고 그 각각의 가치 밑으로 여러 개의 세부 가치들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드는 느낌은, 정말 이 가치들을 자신의 인생의 가치로 삼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서울시장을 넘어 그 어떤 일을 맡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와, 정말 그 사람이 그 가치를 모두 지켜가며 살아가냐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비록 모두 지키지는 못 하더라도, 그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전자보다 훨씬 더 큰 것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사사롭지 않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사롭지 않음에서 재미와 희열과 명분 그리고 정의를 느끼는, 이른바 이타와 이기의 욕구가 일치된다는 점은 정말 요즘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야말로 '아름다운 가치'가 아닌가 한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책이 좀 급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약간 있다. 우선, 책의 전반적인 본문은 일반적인 책이 그렇듯 ~하다 형식의 일반체로 서술되다가 일부 부분은 다시 ~합니다 라는 높임체로 서술되고 다시 일반체로 돌아가 내용의 이해는 문제가 없으나, 독자의 혼동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원순씨의 독서노트' 부분. 사실 독서노트가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그 노트를 읽고 관심이 있거나 감동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책을 읽는 것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일부의 책들은 책 제목과 저자가 달려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이 좀 많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부분. 

물론 이 책 자체의 가치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아쉬움들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시민 운동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그렇지 않은 분들(광서방처럼 세상에 찌든)이라면 더더욱(!)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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