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 1 - 영웅의 탄생
김성한 지음 / 나남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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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기상. 어쩌면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패기 넘치는 나라가 아니었나 한다. 그런만큼 그들의 멋진 이미지는 빈번히 다양한 소설의 주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지만).

이 소설, 요하 역시 그런 고구려의 멋진 기상, 그 중에서도 역사에 길이 남을 전투 중 하나인 수나라의 침공 그리고 "살수대첩"의 시기를 그리고 있다. 덕분에 책 전반적인 내용은 엄청난 대군의 침공에 의한 힘겨운 전투, 그리고 국민들의 고통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선 '목차' 부분이다. 
참 독특하게도 목차에 스토리 정리가 되어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스토리의 기본을 알고 보고 된다는 점 때문에 그냥 넘겨버렸다. 하지만 이 부분을 굳이 넣은 이유는 이후에 언급할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하려는 자구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재미있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 요하.
전반적인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생각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능소, 상아, 지루 라는 가상의 인물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사랑과 증오,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들의 탐욕과 야망 등을 탄탄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몰랐던 작가가 쓴 책이라기에 글이 굉장히 좋아서 좀 검색을 해봤더니, 

오호라, 워낙 유명한 분이시다. 91세를 일기로 타개한 고 김성한 작가, 다양한 역사 대하 소설을 썼고, 또 그를 통해 소설가로서의 굵직한 삶을 살다 가신 분이셨다. 그러니 이 정도의 완성도가 말이 되지 라는 생각.

하지만, 이 '요하'라는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1968년 작품이라는 것(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다). 처음 읽을 때부터 뭐랄까, 굉장히 '고전'이라는 느낌을 받았고(박경리님의 토지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기에 좀 읽기 힘든 경향이 있다.

개인적으로 고전, 특히 한국 고전을 그다지 반기지는 않는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번째는 그 문체의 읽기 힘든 스타일. 지금 쓰는 말과 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읽기의 불편함이랄까. 그리고 거기에 이 요하의 경우는 당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대화가 대부분 북쪽 사투리(인 듯한,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투로 되어 있는데 솔직히 좀 난감했다.

그리고 두번째는, 굉장히 고통이 많다는 것. 일천한 독서 경험에 너무 성급한 일반화일진 모르겠으나, 이런 식의 고전들에는 너무 힘든 갈등들이 많다는 생각이다. 주인공들은 굉장히 많은 고통을 겪고, 또한 주위의 인물들도 선한 인물들보다는 악한 인물들이 훨씬 더 많다. 그렇게 대부분의 분량에서 고통을 겪다가 갈등의 해소는 굉장히 적은 분량이랄까. 
이 책 요하 역시 그런 느낌이 강하다.

17년만의 재출간본이고, 그래서 현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큰 효과는 못 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설 읽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역시 읽기 편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하지만 이런 '고전'이라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강하고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작가의 역사적 고증이 살아있다는 점, 그리고 교과서에서 보던 역사가 살아난 듯한 생동감을 그대로 전해주어 이야기를 흥미롭게 한다는 점 등 덕분에 소설로서의 읽는 재미는 상당하다.

그렇기에 참 즐거우면서도 아쉽다. 왠지 모르게 국내 역사의 영웅들은 그다지 조명을 받지 못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옆나라 일본만 해도, 참 수많은, 훌륭한 컨텐츠등을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영웅들이 전국민적으로 잘 알려져있는 것이 비하면 좀 더 많은 좋은 컨텐츠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소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요화. 참 즐거우면서도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2, 3권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기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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