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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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이 이처럼 어려웠던(?) 책도 없었던 것 같다.

2003년 1월 발매되기 시작, 9권까지의 발매... 그리고 출판사와의 마찰로 인한 발매 중지... 작가 홈페이지 연재.... 그리고 올해 첫권부터 다시 리뉴얼하여 드디어 완간. 참 어렵게도 완결이 난 소설, 치우천왕기.
어쩌면 작가의 유명세(퇴마록의 이우혁...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 작가니까)를 생각하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의아하다가도, 그렇기 때문에 그런가? 라고 오히려 수긍되기도 한다.

기원전 2700년경, 단군 이전의 영웅 치우천왕을 주인공으로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모형을 제시하려는 도전이었던 '치우천왕기'.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을 참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에서 대단하단 느낌도 그렇거니와, '청동기 시대', 전 아시아를 주름잡았던 우리의 선조 이야기는 왠지 피가 끓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거기에,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그들이 펼쳐내는 멋진 전투 신들, '검과 마법이 혼재하는' 서양 판타지에 못지 않은, '검과 주술이 혼재하는' 한국적 판타지의 매력은 이우혁이라는 걸출한 작가를 통해 멋지게 탄생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 즐겁게 읽어왔고....

그러던 도중 드디어 완결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쾌재를 부르며 마지막 6권(엘릭시르에서 리뉴얼된 새로운 판본은, 기존 단행본의 두 권 분량을 각각 한 권에 묶어 총 6권으로 완결된다)을 읽었다.
그리고 급실망.
워낙 끝이 궁금했기에 단번에 읽어내긴 하였으나, 책을 읽은 느낌은,
'급하게 마무리'하느라 허술하다.... 가 아니라, '이거 요약본이야?'였다.
그야말로 몇 권은 더 나올 분량의 이야기를, 그냥 정리해 놓은 그런 느낌으로, 마치 작가가 우선 정리해놓은 줄거리를 그냥 책으로 낸 것 같은 그런?

뭐랄까.. 오랫동안 완결을 기다려온 팬들로서는 완결을 못 본 것보다 오히려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광서방도 그랬으니까.
그렇다고 읽지 말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정말 읽을만한 소설이었고, 비록 막판이 이렇다고 하더라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추후 다시 한 번 6권 분량을 써서 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다. 작가의 인터뷰를 참고하면 "이우혁에겐 아직도 ‘빚’이 남아있다. 99년 연재가 중단된 ‘파이로매니악’이다. 그는 “순서가 뒤로 밀렸을 뿐, ‘퇴마록’과 ‘왜란종결자’ 다 복간되고 나면 나올 것”이라며 “이미 글은 다 써놓았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라고 한다. 그런 걸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본 책들 중, 가장 처절한 '용두사미'가 아니었나 한다.
워낙 훌륭했기에 더더욱 아쉬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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