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NFF (New Face of Fiction)
찰스 유 지음, 조호근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책 내에서 '성모'로 표현한 어슐러 K. 르 귄의 책들을 배경으로...

무척이나 SF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광서방.
그래서 눈에 확 들어온 책 한 권.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제목 참 기발하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와는 뭔가 다른, 실세계와 SF세계를 넘나들 것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 제목.
멋드러진 표지와 함께 이 제목만으로도 왠지 즐거움을 주는 그런 책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영화도 굿!!)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기묘하게 느낌이 비슷(아, 제목 말입니다).


실제 읽어본 이 책, 물건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것은 SF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마저도 매혹시키는 참 매력적인 주제이고, 그렇기에 정말 많은 작품들이 이 소재를 따르고 있지만, 이 작품처럼 독특한 형태로 시간 여행을 그리고 있는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랄까.

SF 작가 짐 해리스가 타임머신을 '가능성의 도구'라고 말했고, 또 우리 머리속의 이미지도 그러하건만은, 찰스 유의 타임머신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새로운 새계를 탐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경험과 시간 속을 유영할 수 있는 정말 큰 한계성을 가진 이 타임머신(어쩌면 자기 자신이 만들어내느냐, 남이 만들어낸 것이냐의 차이를 빼자면 매트릭스와 흡사한 세계일지도)의 평행우주와 시간 갭속에서 벌어지는 우울한 현실은, 어쩌면 항상 챗바퀴같은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대인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조금은 답답하고, 또 조금은 안타까운 주인공 찰스 유(작가와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의 성장기가 감동...이라기보단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마치 우울한 더글러스 애덤스랄까. 독특하고 유머러스하지만 우울함이 함께 있는 그런 기묘한 기분이다.
또한 스타워즈나 여러 SF, 판타지 등에 대한 오마쥬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고(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들 이야기라든지...).



글 뿐 아니라, 목차를 비롯,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한 책이랄까.


덕분에 간만에 참 즐거운 SF 한 권을 읽은 느낌이긴 한데, 딱 하나 꼭 밝히고 싶은 것은, SF에 대한 사전지식이 별로 없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참 뭐한 책이라는 거다. 책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유머의 코드나 논리의 전개가 상당히 그쪽에 편중되어 있어 웃으려 해도 어리둥절하거나,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을만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타임즈 선정 2010 소설 부분 TOP 10, 아마존 선정 2010 베스트북 100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라울 지경이니까(그만큼이나 미국에는 SF의 팬들이 많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를 유명세에 오르게 한 <3등급 슈퍼영웅>도 읽어보려 한다. 전업작가가 될 생각이 없어 차기작도 언제 나올지 모르는 판국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이유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