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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플래너 - 일 잘하는 사람들의 초간단 정리법
제니퍼 베리 지음, 안진이 옮김 / 나무발전소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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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관리, 청소...
뭔가 듣기만 해도 귀찮음의 이미지가 몰려오는 이 당황스러운 단어들...
솔직히 저도 참 잘 못... 아니 '안'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늘어져버리는.... 그리고 그래도 별 지장없는 것이 바로 이 '정리'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나마 얼마 전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고,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뭐... 다시 뒷걸음질을 차고 있지요.
나도 모르게, '나처럼 물건 많은 사람은 어쩔 수 없어~(누가 많이 갖고 있으라고 했나...)' 라며 자위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던 중,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냥 읽고 싶어져서 장바구니에 넣었었죠.
그리고 책의 앞 부분을 읽던 중,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습니다. 정리하는 것이 좋은 이유를 정리해놓은 부분이었는데 그 중의 며몇 이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비용이 많이 든다. 필요한 물건을 제때 찾지 못하면 매번 새로 사게 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들을 보관하느라 보관료가 들어가기도 한다.
- 생활이 피곤하다. 물건 하나를 찾으려 해도 더 멀리까지 이동하고 더 깊숙한 곳까지 뒤져야 한다.
참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제 경우는 이 두 이유가 너무 와닿았습니다. 맨날 뭐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찾아다니며 날린 시간과 급하게 써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나와서 하나 더 사지 뭐... 라고 했던 어쩔 수 없는 지출, 그리고 어디 한 번 갈 때마다 이것저것 찾아다니면서 쏟아부은 체력.
경제적으로 보았을 때
몸과 마음과 돈, 세 가지 면에서 모두 다 참 바보같이 낭비하고 있었구나 라 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잘 활용하자고 수도 없는 책을 읽으며 서평을 써대고,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도 이런 흐르는 나의 에너지들을 그냥 날리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 것이죠.
막상 그런 생각이 드니 참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참 중요한 '정리'인 만큼 정리 컨설턴트라는 직업도 있는 모양입니다. 미국에서는 무려 2000명의 전문가가 활동.. 국내에도 이미 까페가 있더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 정리의 '왕도'!! 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너무 다양한 정리 장소, 기법을 하나의 책에 담다보니, 어떤 부분은 '어, 내 방법이 더 나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이건 너무 당연한 소리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좋은 방법론들도 많지만요.
하지만, 이 책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매우 유익하거나, 혹은 그냥 감흥 없이 넘어가거나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사용법을 나름 광서방식대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제 식대로라고 하지만 사실 기본은 머릿말에 있는 이 책 사용법과 매우 유사합니다...).
먼저 목차에서 정리하고 싶은 장소 혹은 항목을 고릅니다. 책 전체를 읽지 마시고 필요한 곳만 봐야 하는 책입니다. 15번째 항목은 가방이군요.
그리고 실행할 항목들을 읽어봅니다. 그리고 실용적인 것들은 실행하고, 자기에게 더 맞다고 생각되는 방법이 따로 있으면 그 방법을 적용해봅니다. 정리 잘 하자는 거니, 이 실행 단계가 가장 중요하겠죠.
그리고! 잘 적어두었다가, 1개월 후, 3~6개월 후 지속적으로 유지합니다. 그리고 전 단계에서 사용했던 자신만의 방법의 실용성을 다시 한 번 반추해보고 수정하거나 하면서 자신만의 정리방법화를 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정리 플래너를 만들어가면(실제 각 항목에는 직접 적어넣을 수 있는 Note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말 잘 활용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이 훌륭한 점은, 해외 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실정에 맞춘 한국화에 꽤 신경을 쓴 흔적이 여럿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합니다. 제 경우는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서 책 표지에 적힌 것처럼 '내 삶을 바꾸는 52주 프로젝트'로 한 주씩 바꿔나가는 그런 방식으로는 못 할 것 같구요, 자주 들춰보면서 현재 지저분한, 혹은 어수선한 부분들을 좀 빨리빨리 바꿔나가고, 바꾼 부분들을 책을 자주 들춰보며 유지해볼까 합니다(우선 필요없는 것들 먼저 버리고!!).
어쨌든, 책 성격상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잠깐의 귀찮음이 불러오는 엄청난 낭비, 그것을 없애주는 현명한 습관! 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 목적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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