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엔도르핀은 알지만 다이도르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피로 회복과 병을 물리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이도르핀은 감동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에 완전히 빠져들었을 때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읽었을 때, 뜻밖의 진리를 깨달았을 때,
입이 엔도르핀은 웃을 때와 사랑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었을 때 다이도르핀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다이도르핀의 효과는 엔도르핀의 4,000배에 이를 정도로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리 무서운 암세포도 다이도르핀 앞에서는 꼼짝 못 하고 파괴당한다고 한다.
나는 요즘 다이도르핀이 마구 솟구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일상의 감동들을 더 열심히 찾아보아야겠다.
감동을 만나는 지름길, 취미생활에서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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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은 재미있어?"
참 많이들 묻는 질문이다. 광서방도 많이 묻는 질문이고.
하지만 대부분의 대답은 'No'로 돌아온다. 학생들에게 '공부'로 바꾸어 물어봐도 마찬가지다.
유독 대한민국, '근면 성실'이 최고의 덕목이어야만 하는 듯한 우리나라에서 왠지 '일'이나 '공부'는 재미있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왠지 '재미' = '불성실'로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나조차도 누군가 저런 질문을 던지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대답을 하고 싶어지는 것에 놀라곤 한다.
왜 일은 재미있으면 안 될까.
왜 자꾸 저렇게 대답하려고 할까.
분명 옛 성현들은,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는 유명한 말씀도 남기셨는데 말이다.
이건 뭔가 잘못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배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작가 한상복은, 그의 책, '재미'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왜 그렇게도 다들 '열심히'만 살려고 하는지. 재미있게 살면 안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말이다.
'배려'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우화식' 자기계발서.
스토리 속의 주인공은 총 3명, 한 가족이다.
아빠, 엄마, 아이. 세 명이서 각각 '직장인', '주부', '아이'의 입장에서 그저 열심히들만 살아가던 사람들이 어떻게 '재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변화하는지가 그려진다.
처음 이 가족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정말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 하고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조그만 일에도 언성을 높이고, 기쁜 일도 별로 기뻐하지 못 한다.
대부분의 우리들 삶처럼. 


하지만 그들을 바꾸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취미'다.
취미를 통해 재미와 기쁨을 알게 된 사람들은, 그런 재미를 일과 공부, 다른 곳에서도 찾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어쩌면 너무나 당연할 수 있는 이야기와 결론이지만,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가며 즐겁게 읽었다. 이런 류의 책들이 다들 그렇듯이 쉽게 읽히고 또 금방 읽힌다. 
특히 나의 입장상, '직장인'으로서의 부분이 가장 관심이 가고 또 재미있게 읽었는데, 솔직히 아직 그의 논리가 완전히 와닿지는 않는다. 책에서의 주인공의 직업은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가 생명인 직업인만큼, 재미가 일에 가져다주는 효과가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연 다른 직업들에도 정말 이렇게 '재미'와 일을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질문과, 만사에 무덤덤해진 소위, 아저씨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다이도르핀' 경험을 할 수 있게 할까(나름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뭘 해도 가슴이 뛸만큼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대한민국 아저씨가 되버렸기 때문일까?) ... 라는 질문이 아직도 남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책을 읽고 알게 되는 것과, 그것이 내 인생 속으로 다가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니까.


최근의 트랜드가 이런 식으로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프로슈머가 각광받는 것은 다들 아는 이야기인데... 이것을 자기 일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내 머릿속에 자리잡은 '재미있게 살자'라는 명제는 분명 묵직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지는 지금부터의 나의 몫이겠지만. 자신의 삶이 별로 재미없거나 무료하다고 느껴지는(참 많지 않을까...) 분들은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보자. 읽은 가치는 충분히 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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