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즈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 교양문고 VS 시리즈
한대수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비틀즈 그리고 밥 딜런. 같은 시대를 살아간 두 전설을 이야기한 책들은 참 많다(개인적으로 읽은 관련서적만 해도 5~6권은 되는 것 같다). 그들의 유명세, 지금까지도 끝없이 이어지는 리메이크와 트리뷰트, 그리고 책, 영화, 만화, 드라마 등의 다양한 매체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영원한 신화,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말이 무색할 따름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고 보면 얼마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두 전설은 그리 깊게 다가오지 않을지 모르겠다. 사실 광서방만 해도, 그들의 음악을 참 좋아하고 또 많이 듣기는 하지만, 음악이 좋은 것이지 그들의 삶이나 고뇌 등이 그리 다가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몇 권의 책들(그 중에는 정말 두껍고 역사서같은 책들도 있었다)을 읽어봐도 그리 공감이 가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었달까. 그야말로 그저 그들에 대한 대단함, 그리고 역사를 알게 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책, '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즈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제목 길기도 하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전반적인 분량도 많지는 않고, 역사적 사실들도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한대수라는, 국내 최초의 '포크 록' 가수에 의해 쓰여진 이 책은, 그가 책의 서두에 말했듯 '그들의 정신과 영혼을 담으려고 한' 노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왔던 어느 관련서보다 재미있고. 뭐랄까...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쓴 책이라는 느낌이랄까?





특히, 생각해보면 저자인 한대수는, 비틀즈와 밥 딜런의 시대를 함께 산 세대다. 게다가 당시 미국에 살고 있었고. 그 덕분에 실제 경험한 사실들, 그 때 당시의 분위기들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어 훨씬 직접적인, 가슴으로 전달하는 글이 가능했던 것 같다. 객관적이고 무덤덤하지 않은 한대수의 감정이 담긴 책이기에 더 그런 느낌이 생생하다(그 때문에 존 레논에 대한 한대수의 절절함이 좀 편파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게다가, 뉴욕 사진학교를 다녔던 만큼,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 덕분에 더욱 생생함을 전하고 있고. 


그 덕분에 여러 의미에서 조금 다른 비틀즈, 조금 다른 밥 딜런을 만날 수 있었던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간의 교류가 가져왔던 변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마약의 역할(...?) 등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
그야말로 여담이지만, 잘 만든, 밥 딜런의 전기 영화인 '아임 낫 데어(I'm not There)'를 보며 이해하지 못 했던 부분들을 이 책을 읽고 비로소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기도 하고.












이 책에는 이 뿐 아니라, 어쩌면 '한대수'라는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적인 양분들로 가득한데, 비단 비틀즈, 밥 딜런의 것 뿐 아니라, 당시 문화의 코드를 형성하고 있었던 굵직한 영화, 문학, 음악 등을 가득 소개하고 있고 그 중에서는 지금 봐도 혹은 들어도 충분할만큼 매력적인 것들이 많다. 










비틀즈, 밥 딜런 그리고 한대수. 같은 시대적 문화 코드를 관통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 책, 그렇기에 읽을만 하다. 
특히 그 세대를 모르는 우리같은 세대들이 읽고 그들의 음악을 듣고 느끼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전반부에는 비틀즈를, 그리고 후반부에는 밥 딜런을 계속 들었다.
그간 듣지 못 했던 비틀즈의 아름다운 가사를, 그리고 그간 듣지 못 했던 밥 딜런의 매력적인 음률을 더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 이 정도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비틀즈를, 그리고 밥 딜런을 듣는다.
영원한 록의 신화를,
그리고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을.




비틀즈는 Tunesmith, 밥 딜런은 Wordsmith.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반대쪽의 매력을 발견했던 것이 오히려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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