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솔루션 - 프로들의 업무 파워
미키 다케노부 지음, 이동희 옮김 / 전나무숲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흔히 '프로' 혹은 '달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에서는 메모광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메모광들은 자신의 업무나 삶의 질을 위해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의 메모 방법들을 연구하며 자기 자신에게 적용시키다가 점점 자신만의 메모법, 더 나아가 자신만의 업무법으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업무법들의 노하우를 들어보면, 그 효율성과 기발함 등에 놀라곤 한다.
신화적인 성장으로 업계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일본의 소프트뱅크(국내에는 손정의 회장의 이름으로 더 알려져있지만)의 사장실 실장, 미키 다케노부는 조금은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의 업무 효율을 높였다. 그것이 다름 아닌 A4, 어느 사무실이든 있을 법한 프린트 혹은 복사 용지의 기본 사이즈, 바로 그 A4다.

처음 책의 제목 'A4 솔루션'을 보고 솔직히 그 복사 용지를 떠올리지 못 하고 있다가 내용을 읽던 중 피식 하고 웃었다. 정말 그 A4라니!!. 하지만 막상 그 이유를 들어보니 꽤 과학적이고 신빙성이 있다.
정보의 약 80%를 '시각'을 통해 얻고 있는 인간, 그리고 그런 인간의 시야의 중심 시야 범위는 약 30cm. A4 서류의 세로 길이가 바로 이 길이와 일치한다는 것.
세상의 '디폴트'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저자인 미키 다케노부는 이 A4에 자신의 모든 방법론들을 담았다. 아이디어의 도출 및 조합, 인생 계획의 수치화, 목표 설정, 습관 정착, 편안한 잠, 인맥 관리, 회의 운영, 학습과 책 읽기 까지 사실상 인생에 필요한 대부분의 방법론들을 A4 한 장, 한 장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들이 꽤 쓸만한 느낌이고.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것들을 적용해 저자가 진행했던 업무들의 사례연구 부분이다. 사실, 소프트뱅크의 엄청난 성공에 닷컴버블이 크게 작용했던 것은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2001년에서 2004년 매년 200억엔 이상의 적자를 냈었다. 그러던 중, 보다폰 K.K의 과감한 인수를 통해 부활을 이룩한 사건은 꽤 놀라운 것이었다. 저자인 미키 다케노부는 소프트뱅크의 바로 이런 시대를 살아왔던 사장실 실장이었고, 그래서 나스닥 재팬의 설립부터 보다폰의 인수 등의 굵직한 사업들이 어떻게 그와 함께 이루어졌는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일들을 진행했는지, 마지막으로 A4 한 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었다.



물론, 이 책 속에 담긴 대부분의 방법론들은 저자의 방법론들은 아니다. 피시본이나 브레인스토밍처럼 아주 유명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방법론들이 다른 사람들이 착안하거나 이용하고 있는 방법론들. 하지만 그런 방법론들을 A4라는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 한 장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확실히 습관화하고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정할 만 하다. 실제 아무리 좋은 방법론이라도 그것을 쓰는 사람이 제대로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 그런 가운데 굴지의 기업인 소프트뱅크의 기반을 쌓아올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그가 실제로 적용한 사례만으로도 이 'A4 솔루션'의 값어치는 충분히 증명된다. 개인적으로도 몇몇 방법론들은 A4에 인쇄해서 실제 적용해볼 예정이기도 할 정도로.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론들을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좋겠지만, 아직 그런 부분에서 크게 고민해본 적이 없거나 혹은 회사 생활을 그다지 해보지 않은 분들에게 더욱 좋을 것 같은 책이다. 혹시 필자처럼 소프트뱅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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