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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언제나 세상은 '입장' 차이다. 역지사지를 그렇게나 강조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라는 이야기가 마치 '덕목'처럼 이야기되는 이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만 잘 된다면, 세상의 반목은 반은 사라질거고, 그야말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홀 뉴 월드'가 생길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입장 차이가 유독 많이 벌어지는 곳이 '회사'가 아닌가 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집단이고, 그에 반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의 이익보단',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노동력 착취'니, '노동자 권익 보호'니 하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그렇게 때문에 회사와 그 고용인들은 서로의 편의를 보장하고, 또 이익을 보장하는 최대한의 절충의 매커니즘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데, 그 매커니즘에 아무리 충실한다 하더라도 가끔씩은, 아니 빈번하게 서로의 이익 속에서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그리고 '난 정말 성실하고 모범적인 직원이야'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도, 회사에서는 '다음번 정리해고 1순위'가 되어 버리기도 하고.
이런 아이러니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회사는 '회사의 입장'에서, 직원은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사실 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산전수전을 겪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고, 그런 생각 자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다른 집단처럼 일정한 '감정'보다는 '생계를 위해' 모인 집단이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고.
그렇기에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 방면에서 정말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또 팔리는 게 아니겠는가.
처음 이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을 손에 들었을 때, '또 비슷한 책 한 권'이라는 인식을 가졌다. 게다가 '내가 직장 1년차에 이 책을 봤더라면 CEO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문구는 그 과감함에 오히려 반기를 들고 싶었달까?(사실 그런 욕구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 같기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생계...와 생존... 참 어울리는 표현일지도?
전체적인 책의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조직에 대한 이해', 두번째는 '인간 관계와 인맥', 그리고 마지막은 '프로 의식을 가진 CEO형 직장인으로서의 역량'이다. 앞서 언급했듯 우선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면 조직의 생리를 반드시 이해해야 하고,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구성하지 못 하는 사람이 회사 그리고 팀간의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으며, 결국은 CEO처럼 생각하고 리더십을 이끌어내지 않으면 긴 인생 동안 이직이나 창업 등의 단계들을 쉽게 헤처나갈 수 없을 테니까. 어쩌면 요약해두고 보니, 아주 당연한 진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실제로 읽고 보니 이 책, 최고의 헤드헌터에게 듣는 직장 생존 노하우라는 광고 문구를 읽으면, 뭔가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를 던져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특별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에센스'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직장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마음자세, 그리고 실질적인 인생 계획을 위한 준비 등에 대한 충실한 어드바이스가 아닐까 한다. 최고의 헤드헌터라는 작가의 이름값이 느껴지는 부분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차별화된 무언가라기보다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제대로 짚어주는 그런 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도 이제 벌써 10년 가량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그리고 이런저런 책들을 통해 나름대로 '이론(만은) 빠삭'하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도 참 여러 부분에서 '뜨끔'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나름 하나의 조직을 이끌고, 또 나름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한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참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직장 내에서 뿐 아니라 앞으로의 내 인생에 대해서, 이직과 창업 혹은 또 다른 선택의 시기가 왔을 때에 대한 준비, 그리고 그 선택의 시점을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준비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전져주는 책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직장에서 자기 자신의 입지를 '한 단계' 정도 올려줄 수 있는 책으로서 추천한다. 아직도 '직장 1년차에 이 책을 봤더라면 CEO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말에는 갸우뚱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