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
쉘린 리 외 지음, 이주만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란 작은 나라가 유독 '온라인'이라는 분야에서 전세계를 놀라게 하는 사건을 자주 벌여왔던 것 같다. 프로게이머, 온라인 게임 그리고 싸이월드 등. 그만큼이나 온라인 서비스의 시스템적, 인적 인프라가 보급이 잘 되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거나와, 이미 그만큼이나 생활 속에 대중화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될 것 같다.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 : (먼 곳의 폭풍, 지진 따위로 인한) 큰 파도, 여파)]이란 바로 이런 온라인 상의 변화가 큰 파도가 되어 기업에 밀어 닥치는 새로운 트랜드를 말한다(이 책에서 새롭게 정의한 신조어).
사실 WoM(Word of Mouth), Viral, Buzz 등의 다양한 이름을 통해, 그간 '입소문', 특히 온라인 상의 입소문의 강력한 효과를 경험하고 인정하며 그것을 어떻게 하면 강제로 일으킬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왔고, 그런 성공 사례나 실패 사례들이 많이들 연구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책들도 참 많이 쏟아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이 분야에 관심이 꽤 많은 편이고, 그래서 추이나 새로운 동향 등을 자주 살핀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책들 중에서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이라는 책을 참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는데, 어쩌면 이 '그라운드스웰, 네티즌을 친구로 만든 기업들'은 그 책의 버전업 버전이라 할 정도로 그 스타일이 비슷한 느낌이다. 물론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새로운 사례들로 가득하고.





우선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바로 '소셜 테크노그래픽스 프로파일' 이라는 부분이다. 일정 상품, 혹은 회사에 대한 유저들, 혹은 주요 타겟이 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의 성별, 나이대 등에 따라 각각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창작자형, 비평가형, 수집가형, 참여자형, 관람자형, 비참여자형'으로 실제 조사를 통해 분류하고 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실제 이루어지는 입소문 마케팅 등의 강화 활동 등의 노력 대비 효과를 훨씬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창작자형(실제로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을 하거나 UCC 등을 제작하는 집단)보다 비평가(다른 사람의 포스팅이나 UCC 등을 보고 덧글을 다는 등으로 평가하는 유형)가 많은 타겟에게 '저희 제품을 리뷰해서 포스팅해주세요!' 라는 형태의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은 효율이 매우 나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식의 타겟 분석을 실질적으로 하고 움직인다는 것은 굉장히 효율적인 접근이며, 그렇기에 사실상 쉽지 않은 '강제로 입소문 일으키기'라는 부분에서 훨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실제 기업 블로그의 운영에 대한 경제성과 ROI를 뽑아본 결과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참 요긴한 부분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를 통한 실질적인 마케팅 접근 방향에 대한 풍부한 실례와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가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분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그, UCC, 커뮤니티 뿐 아니라 그 외의 비공개 블로그, 비공개 커뮤니티, 사내 위키나 커뮤니티, B2B형 서비스, 브랜드 모니터링 등 다양한 형태의 방법론을, Lego, P&G, Dell, BestBuy, BMW 등등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다루고 있는 점들이 참 좋았다.
특히, 실제 블로그 운영(여기에서는 기업 블로그)에 대한 ROI 등을 실제로 분석하거나, 리뷰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실제로 수치로 나타내는 등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실질적인 연구를 통해 수치로 나타낸 결과치들이 매우 유익했다(사실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수치로 나타낸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높은 평점의 리뷰를 읽은 사람은 구입할 확률이 49% 높아진다. 과연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

그런데, 역시 아쉬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미국 이야기'라는 것.
사실, 인프라적으로 보나, 그리고 그 현상적으로 보나 대한민국의 그라운드스웰은 대단히 크고 또 다가와 있다. '던킨 사건'이나 '쥐두깡 사건' 등 하나의 소식이 온라인으로 퍼지는 엄청난 파급력의 예들을 보거나, 혹은 네이버 영화 평점이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고 있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라운드스웰의 영향력에 들어와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 책 내에서도 싸이월드, 네이버 등의 실사례가 자주 등장하는 등, 국내의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료적인 부분들은 굉장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2008년의 테크노 그래픽스 파일이 관련 홈페이지(여기)에 공개되어 있기도 하지만, 국내의 경우는 전체 성인의 경우에만 조사되어 있어 사실상 세부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있고, 대한민국의 독특한 성향 때문에 책 속의 내용들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도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역시 '성공사례' 위주이고, 또 인구의 수가 많은 미국 위주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마케팅의 '사이즈' 부분. 솔직히 '거대기업들' 위주, 그리고 많은 비용을 사용하는 회사들 위주이기 때문에 입소문 마케팅에 사용되는 비용들도 크고 그 덕분에 실질적인 '수치화'가 이루어졌음에도 쉽게 응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세스 고딘'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

대한민국. 앞서 언급했듯, 국내의 그라운드스웰은 굉장히 발전 여지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인지는 몰라도, 국내의 '입소문 마케팅'은 '싸게 큰 효과를 노린다'는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경향이 있고(실제 몇 달전, 모 영화 잡지에서 입소문 마케팅을 '온라인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 마케팅' 형태로 정의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란 적도 있다), 또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학문적으로 체계화된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국형' 이라는 이름이 붙은 관련 서적들을 보아도 학문적인, 체계화된, 수치화된 자료들은 사실상 얻기 쉽지 않고.

이런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만큼이나 이 책 속에 담겨진 내용들이 의미심장하고 또 솔직하게 말해 '부럽기' 때문일 것 같다. 실제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성공 사례들을 이끌어내고 또 그를 통해 착착 발전해가고 있는 모습과 나름대로의 독특함을 갖고 있기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한국에서는 지금도 비슷비슷한 형태의, 그리 크지 않은 효과들만을 내고 있는 것들이 자꾸 비교가 되고.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쪽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언젠가 좀 더 체계화된 대한민국 고유의 그라운드스웰을 꿈꾸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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