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빚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기
고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2007년의 엄청난 고수익은, 2008, 2009년의 엄청난 한숨으로 다가오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해도 빚의 이자보다 투자 이율이 높아 공격적인 투자를 당연하게 권유했던 그 시기. 하지만 그 시기는 이미 지났고, 빚은 그야말로 '위협'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과거 다양한 재테크와 투자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던 주위의 나름 전문가들도 지금은 무엇보다 '현금'이 소중하다며, 안정적인 투자와 저축을 권한다. 여유를 담고 말하느냐, 괴로움을 담고 말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바보처럼 빚 내서 투자해?'라고 물을 사람들이 많을지 몰라도, 실제 많은 사람들이 주위의 권유나 성공 사례 등을 따라 그렇게 해왔고, 무엇보다 누구나 당연한 수순으로 해왔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내 집 장만'이다. 부동산은 그야말로 당연히 '빚을 내서라도' 최대한 빨리 하는 것이라고 들어왔고, 실제로 지금까지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통용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부동산도 불안하고, 그런 가운데 대출 이자는 점점 더 가계의 재정을 위협해온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이런 상황에서 팔아버리는 것도 아닌 듯 하지만 매달 점점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여기에 하나 더, '나는 빚이 없어!'라고 당당하게 말할지 모르겠지만, 할부, 현금서비스, 신용카드 사용, 리볼빙, 자동차 리스... 심지어는 전기나 가스요금 등도 사실 빚의 범주에 속한다. '먼저 쓰고 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빚 권하는 사회'다. 하지만 그런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모두들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막상 돈을 내려면 뭔가 억울하다. 뭔가 '당한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빚'이 아닌 것 같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알고 있다. 당한 것 '같은' 것이지, 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자율이 20%에 육박하는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는 사용하지만, 같은 이자율로 돈 빌리라고 한다면 '내가 미쳤어?'라고 말할 사람 많을 테고, 결코 모르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 혹은 '이게 현명하다'라고 자위하며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

이 책, '굿바이 빚'은 이렇게 힘든 시기에서의 '빚 테크'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해서, 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나갈 것인가에 대한 책이다. 소설 형식을 빌어, 현 대한민국의 힘든 현실과 펀드 거품이 꺼짐에 따른 몰락, 그리고 빚이 가져오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난을 들며 '빚테크'의 중요성을 말하고, 그 후 실질적인 빚테크를 경험자와 멘토를 통해 전달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빚테크란 재테크의 제1원칙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이 책의 경우,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로서의 직, 간접 경험이 곳곳에 녹아있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 보자면 새롭거나 탄탄한 원칙은 그다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 빚을 어떻게 하면 안 지고 사는가,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빚의 수렁에서 벗어나 자신의 탄탄한 경제 생활을 어떻게 유지해나가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재테크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권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으면서 자신의 개념 속에서 '빚'에 대한 것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한 번 체크해 볼 필요는 충분히 있다.




자료2_자산상태표및현금흐름표양식.doc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자기 자신의 '자산 상태' 및 '현금흐름표'를 작성하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끊임없이 드는 생각이 '나는 어떻게 하고 있지?'라는 것이고, '나도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이런 거 점검해봐야 하는데...'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 귀찮다는 핑계 등으로 현 상태에서의 현금 흐름표나, 자산 상태 등을 살펴보는데 소홀히하게 되기 참 쉽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꽤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만들어봐야지. 실제 책 구매자들을 위해 출판사 원앤원북스에서 여러 자료를 무료로 다운로드받게 해 놓기도 하므로(위의 자료2는 그런 자료들 중 하나), 한번쯤 자기 자신의 자산 상태 등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빚. 어쩌면 신용사회를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지게 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빚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법을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빚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렇고, 과잉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고, 갖고 싶은 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일 벌 돈을 오늘 써서는 안 되고.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기록하고, 점검하며 보내야 할 시기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데이비드 바크의 자동으로 부자되기와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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