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ICEBREAK BASIC - 회화, 20시간만 들으면 되고 영어, 생각대로 하면 되고
BaEsic Contents House 외 지음 / Watermelon(워터메론)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를 아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 나가서 누군가를 인터뷰하거나 일을 해야 했던 나의 경험으로서 영어는 공부하는 것이라기보다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습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분명 영어'만'으로 읽고 생각하며 말해야 그제야 영어가 '좀' 되기 시작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고. 그래서, 영어를 습득하기 위한 책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되어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시사 YMB의 토익 대표강사인 유수연씨의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에도 실제 그녀의 경험담으로서, 전화도 받지 않고 틀어박혀서 오직 한 영화만 지속적으로 보고 텍스트를 분석하면서 가상의 '영어만 쓰고 생각하고 읽는 환경'을 만들면서 습득하는 그런 과정이 등장한다.


그래서 작년, 영어 습득에 관련된 출판계에서 뉴런의 '잉글리시 뉴스타트' 시리즈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을 때 개인적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매년 엄청난 영어 습득에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말 '영어로만 된' 그런 책들은 찾기 쉽지 않았고, 또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영영사전을 집어들었을 때 생겨나는 당황스러움처럼, 단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쉬운 것부터 익힐 수 있는 그런 책들은 거의 전무하다 싶었으니까.
그리고 나의 그런 쾌재에 답이라도 하듯, 비슷한 책들이 이래저래 발매되었고, 그 중에서는 괜찮은 책들도 점점 더 나오기 시작했다. 'English IceBreak' 시리즈는 바로 그런 괜찮은 책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Don't Study, Don't Repeat!, Just Imagine & Listen 을 표방하는 이 책, 어쩌면 참 당연하면서도 훌륭한 캐치프레이즈라는 생각이다. 흔히 영어 공부라면 무조건 '반복학습'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 하지만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공부'가 반복을 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인내심이 필요한 일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 말을 익힐 때, 과연 그것이 공부였는지, 그리고 똑같은 말을 끝없이 반복했던 것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필요에 의해 말을 듣고, 또 뱉으며 자연스러운 상황의 반복 속에서 익히게 되는 것이 언어다. 그렇다면 영어도 그렇게 익히는 쪽이 훨씬 더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그런 언어의 기본적인 습득에 대한 아주 자연스러운 접근이 이, '공부하지마, 반복하지도 마, 그냥 상상하고 들어!'라는 캐치프레이즈 속에 녹아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구조는 아주 단순하게, 각각의 문장과 그에 따른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저 그 그림에 맞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텍스트를 이해하고 어떤 뜻인지를 습득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네이버 카페를 통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MP3 파일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책이다. 그리고 반복해서 읽는다기 보다는 굳이 외우지 않아도 같은 단어, 같은 상황들이 다음 상황이나 그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반복되기 때문에 책 자체를 반복해서 읽거나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언어에 꼭 필요한 반복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고.



그리고 각 챕터의 마지막에 지금까지 읽고 들었던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할 수 있는 테스트 정도로 아주 간단하게 구성된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 책의 경우, 작년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뉴런의 '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와 비슷한 맥락의 책이기에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데,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저자일 것 같다. 표지에서부터 '워터멜론' 즉 '수박'의 귀여운 로고를 볼 수 있어서 이것이 무엇일까 찾아봤는데, '비영어권 국가의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습득을 위한 일종의 공부법인 TPR 이론을 습득할 수 있는 '수박영어'라는 학습법의 로고였고, 이를 창시한 James J. Asher 박사의 저작이 바로 이 책 시리즈인 셈이다. 그런 만큼 확실히 그런 결과가 녹아들어 있는 좋은 교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망각곡선을 활용한 불규칙적인 반복이 효과를 높인다는 점도 좋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잉글리시 리스타트'의 경우 참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던 점이 바로 '전치사'의 서로 다른 표현을 그림으로 참 잘 표현해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었는데, 그 부분이 이 시리즈의 경우에는 "Basic' 편이라서 인지 아직 문장이 아닌 짧은 구문으로만 되어 있어서 어떻게 잘 표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좀 더 구조적으로 'Basic', 'Intermediate', 'Advanced'를 확실히 나누어 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첨언하자면, 이 시리즈는 총 3권으로 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듣고, 읽으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고, 이미 인기를 끌었던 뉴런의 책에 비해서도 부족하지 않은 그런 교재로 보인다. 다만 딱 하나 걸리는 것은 책 아래 부분에 씌여진 한글 해석 부분이다. 영어만으로 읽고 듣고 생각할 그런 기회를 해석 때문에 잃게 될텐데 왜 저 해석을 집어넣어 두었는지 모르겠다. 해석이 없어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음에도 말이다.
물론, 워낙 작게 인쇄되어 있어서 그 부분을 읽지 않으면 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구입해서 영어를 습득해볼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예 이 부분을 덮거나, 보지 않고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