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JUSTICE 1 - 정식 한국어판 시공그래픽노블
짐 크루거 지음, 알렉스 로스 외 그림, 정지욱 옮김 / 시공사(만화)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 대한민국은 그래픽 노블 전성시대?
그래픽 노블, 사실 까놓고 말해서 쉽게 '미국 만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장르의 팬들에게, 요즘의 현실은 참 즐겁기 그지 없다. 게임이나 '영웅'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자신이 즐기고 있는 컨텐츠의 관련 작품들(특히 원저들)을 맛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지만(적어도, 수퍼맨,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의 원작 만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그것들을 구해서 보는 게 참 힘들었던 시대였으니까.

하지만, 세미콜론을 위시하여 한 작품, 한 작품 양질의 그래픽 노블들이 발간되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시공사에서 DC의 여러 작품들을 내주기도 하면서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맛볼 수 있는 장르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다크나이트'나 아이언맨 같은 양질의 히어로 영화의 성공은 이런 그래픽 노블의 출판의 가능성에 큰 주춧돌이 되었다(실제로 세미콜론에서 발간된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 등의 그래픽 노블들이 상당한 판매량을 보였던 것은 영화의 성공과 굉장한 연관성이 있으니까). 국내 시장 형성의 당위성을 만들어냈다고나 할까.



이번 다크나이트의 성공은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스티스 리그, 그리고 저스티스!

Image:Brave bold 28.jpg
1960년의 이 작품이 저스티스 리그의 데뷔작이었다. (출처 : Wikipedia)

이 작품, 저스티스는, 사실 굉장히 오래 된 시리즈의 리메이크물이라 할 수 있다. DC 코믹스의 영웅들을 모아 시작되었던, Justice Society of America가 1960년, 당시의 National Football League와 Major League Baseball의 인기에 영향을 받아 Justice League로 바뀌었고, 그 이후, 엄청난 인기를 누린 시리즈가 되었다. 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등 인기 수퍼 히어로들이 모두모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인기의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런 인기 작품이었던 만큼, 그것을 보고 자랐던 사람들 역시, 이 작품의 리메이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고, 또 게임,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지속적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저스티스 리그'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활동들 가운데, 2005년 8월부터 2007년 7월까지, Alex Ross와 Jim Krueger, 그리고 Doug Braithwaite에 의해 격월간으로 발간되었던 총 12편짜리 시리즈가 바로 이번에 국내에 발간된 '저스티스'인 셈이다.



수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플래시, 아쿠아맨, 캡틴 마블, 그린 랜턴 등을 위시한 수많은 DC의 수퍼 히어로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기도 하거니와, 렉스 루터, 브레이니악, 조커, 리들러, 블랙 만타 등등의 수퍼 빌런들의 모습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저스티스 리그' 작품들과 한 눈에도 다른 것은 그 놀라운 작화 능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의 그래픽 노블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놀라운 작화로 인한, '실사 느낌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훌륭한 작화는 각 그림 한 장, 한 장이 마치 팝 아트 수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것 자체를 즐기는 재미도 굉장히 쏠쏠하다.




배트맨의 이 리얼한 묘사를 보라!(미안해 배트맨!)


이런 훌륭한 작화는, Alex Ross와 Doug Braithwaite의 합작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전반적인 스토리상, 1권은 '수퍼빌런들의 치밀한 작전으로 인한 수퍼 히어로들의 몰락', 2권은 '수퍼 히어로들의 반격', 3권은 '수퍼빌런과 수퍼 히어로들의 최후의 혈투' 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수많은 수퍼빌란들과 수퍼 히어로들을 하나하나 즐겨가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하며, 각각 매치가 되는 자신들의 숙명적인 라이벌 구도 뿐 아니라, 전혀 상관없지만 어쩔 수없이 싸우게 되는 관계상의 재미, 그리고 수퍼히어로, 수퍼빌란들간의 경쟁이나 협력 등을 보는 재미도 좋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DC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을 다 접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모두 맛보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게 세 권의 전 시리즈를 손을 떼지 못 하고 읽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작화로 즐기는 DC 유니버스의 대향연, 특급 주방장들이 각각의 요리를 만드는 전세계 요리의 뷔페...라는 그런 느낌의 그래픽 노블이었다.




모든 캐릭터들을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각각의 수퍼히어로, 수퍼빌런들의 관련데이터는 각 권 후반에 잘 정리되어있어,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들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그것도, 각각 수퍼맨과 배트맨이 정리해놓은 '그들의' 비밀 파일 형태로 되어 있다는 점도 참 재미있다.


선은 선이고 악은 악이다.



 간만에 정말 대놓고 즐길 수 있었던 훌륭한 그래픽 노블이었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는 것은 뭐라해도 역시 전형적인 '권선징악'적인 작품이었다는 것. 분명 작가의 인터뷰 등을 보면, 최근의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가능할 수 있는, 그리고 '다크나이트' 등의 최근 히어로 영화들이 풍기는 그런 '그들만의 논리', '빌런은 악이 아니라 그들만의 영웅을 품고 있다'라는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못 했다는 그런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실제 스토리의 시작이, '왜 그렇게 수많은 수퍼 히어로들이 존재하는데, 이 세상에는 힘든 사람이 저렇게 많을까?'라는 문제 제기로 시작하고, 수퍼 빌런들이 사람들을 도우면서 일반인들의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오게 되는데, 뒤로 가면 결국 '선은 선이고 악은 악이다'라는 마무리를 하게 된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1, 2, 3권의 표지 이미지를 찍어봤다. 1권은 수퍼히어로, 2권읜 수퍼빌런, 그리고 3권은?!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리메이크작인 만큼, 여러 의미에서 기존의 모습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느낄 수 있었고, 실제 몇몇 부분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성공을 이루었기에 더욱 그런 부분들을 보고 싶었다는 느낌이 강했달까.

다시 한 번 언급하는 것이지만, 히어로물을 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최근의 국내 분위기는 참 즐겁기 그지 없다. 과거에는 '보는 사람들만 보았던' 그런 영화들이 국내 박스 오피스를 멋지게 장식하고, 그리고 그런만큼 양질의 그래픽 노블이나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등이 예전보다 훨씬 즐기기 편한 상황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시기에 소개되는 작품들이 더욱 훌륭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저스티스'는 그런 훌륭한 작품으로서 국내에 소개된 것이 참 고맙기 그지 없다. 더불어 공식적으로 제작이 발표된 '저스티스 리그' 실사판 영화를 즐겁게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수퍼히어로 파이팅!!(우리 일반인들을 돕기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는 그들인데 이 정도 대접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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