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독종 - 세계 양궁 1등을 지킨 서거원의 승부 전략
서거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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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한국 양궁은 '당연히' 세계1위여야 한다는 생각이 마치 여론처럼 된 것은.
그간 금메달만을 바라고, 그것을 달성하지 못 했을 경우 힐난만을 일삼았던 나의 사고방식, 아니 우리의 사고방식은 그렇게도 그들을 몰아세웠다.
그런데, 그런 몰아세움 가운데에서도 오롯이 그들의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세계 1위'를 멋지게 고수하고 있으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도 남, 녀 모두 단체전 금메달을 걸었다.
생각해보면 나 자신도 참 우습다. 축구 한일전에 질 때마다 생난리를 치는 언론과 일부 대중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나였는데, 양궁에 대해서만은 왜 그렇게 불만만을 토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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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의 한국 양궁의 신화. 그 모든 기간 속에는 그가 있었다.

생 각해보면 그리 길지도 않다. 약체였던 우리나라 양궁이 전세계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던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들은 끊임없는 신화를 써왔다. 올림픽의 효자 종목으로서, 하지만 평소에는 비인기 종목으로서.
'따뜻한 독종'을 쓴 서거원 전무는, 당시의 대표팀 코치로부터 지금의 양궁협회 전무이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대한민국의 양궁 신화를 써낸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털어놓는 한국 양궁의 힘은 굉장히 놀라운 것이었다.

흔 히 우리가 생각하듯, 우리 민족이 활 잘 쏘는 동이족이어서라든가, 원래 대한민국 양궁이 훌륭해서라든가, 당연히 딸 수 있는 종목이라든가 하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그야말로 끊임없는 노력과 노력, 그리고 또 노력 속에서 이루어진 그야말로 열정의 승리, 땀의 신화였던 것이었다.

우선, 우리 양궁이 어떻게 자라왔는지부터 최근 수많은 한국 양궁인들이 해외 선수단의 코치진으로 일하면서 생겨나는 실력 격차의 감소에 따른 위기, 그리고 그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양궁팀의 노력까지, 그리고 전세계에 수출하는 '한국 활'에 대한 에피소드 등, 대한민국 양궁에 대한 전혀 다른 인식을 가질만한 그런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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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이 따로 없는, 그의 교훈이 각 장마다 그만의 '승리의 비밀'로 소개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통찰력은 인문학에 닿아있고.

그 리고 무엇보다, 서거원 전무의 육성으로 털어놓는, 그의 '양궁 대표팀 경영'에서는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의 리더상이 드러난다. 용기를 북돋우고,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종용하며,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며, 그들을 믿어주는 그야말로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서거원 전무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야말로 놀라울 지경이었다. 정말 제목대로 '독종'이라는 말, '지독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무엇이든 솔선수범하면서, 하나하나를 만들어나가는 서거원 전무의 모습을 따라가면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의 리더상을 보았다. 찢어질 것 같은 가랑이를 붙잡아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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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독서는 모든 자기발전의 시작이다. 그 역시 엄청난 독서광!

어쩌면 '스포츠'란 참 기업과 비슷한 것 같다. 끝없는 승부의 잔혹함과 승리의 짜릿함이 주요 관건이 되는 그 세계는 마치 기업간의 경쟁과 승리, 그리고 패배를 보는 것 같다. 로자베스 모스 캔터의 '자신감'이 연승과 연패의 오묘함에 주목하여 스포츠 업계의 모습 속에서 기업의 승리 비결을 찾았던 것처럼, 이 책, '따뜻한 독종'에서는 서거원 전무의 인생과 양궁 업계 속에서 CEO가 갖추어야 할 무언가를 읽을 수 있다.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마지막으로, 간단히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읽었던 몇 가지 구절들을 소개해본다.



' 한두 달 후, 선수들은 "저 선생님, 족집게 같다"라고들 입을 모은다. 사실은 본인이 먼저 나에게 답을 보여주고, 나는 다만 그 선수에게 맞는 정확한 방법을 콕 찍어 제시해주기만 한 것인데도 말이다...(중략)... 그 열쇠의 첫걸음은 내 경우엔 바로 침묵을 가장한 관찰이다'

'말이 아닌 행동, 잔소리가 배제된 솔선수범이 선행될 때 리더의 뜻이 제대로 전달된다. 팔로워십이 유도되는 것은 그때부터다.'

'올바른 조직문화를 만드는 관건은 결국 리더들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있다. 이 점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분위기라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 '이렇게 하자'고 외친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다. 바꾸자는 목소리를 내서 그것을 강조하고 그 목소리들이 점점 확산되는 과정에서 차츰 '분위기'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 주변에 널려 있는 작은 것들도 조금만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상상의 원천은 무궁무진하다. 동네 아이들이 가는 오락실에도, 사람들과 사석에서 나누는 잡담 한 마디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그런 사소한 데서 싹튼 아이디어들이 오늘날 양궁선수들의 기량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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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그들의 사인도 이 책의 큰 보물 중 하나다. 모두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선수 사진 출처는, 여자선수는 양궁협회 프로필, 남자선수는 네이버 인물정보. 왜 남자선수 사진은 양궁협회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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