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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야기
dcinside 야옹이갤러리 지음 / 글과버드나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광 서방은 고양이를 싫어한다. 아니 애완동물을 싫어한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에게 쓸 감정도 부족한데, 애완동물에까지 감정을 주다보면 오히려 사람에게 부족해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래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못 한다. 어렸을 적의 아픈 경험이 있기도 하고. 물론 그렇다고 애완동물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사랑하는 감정은 매우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니까.
하지만, 예쁘고 귀여운 애완동물의 실물이나 사진을 보는 것은 참 좋아한다. 특히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들의 사진들은 눈을 떼지 못 하고 보곤 한다. 가장 최근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개의 세계' 일본판을 목이 아플 때까지 보기도 했다(엄청나게 두껍다). 그만큼, '새끼'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들은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담은 사진들도 물론.
그리고 그런 사진들이 훌륭한 이유는 바로 '애정'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 묘(猫)한 이야기는, 그런 고양이들의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을 담은 책이다. 특이한 점은, DCInside의 야옹이갤러리의 회원들을 상대로 한 모집의 결과, 엄선된 55명의 100여 마리의 사진들이 담긴, 아마추어 사진집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라 하기엔 굉장히 뛰어난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고, 또 그 피사체들도 굉장히 다양하면서도 귀여운 종들로 가득하다.

책을 보면서, 한참을 웃으면서 봤다. 이렇게들 귀엽고 예쁜 고양이들이 가득할 줄이야. 대한민국도 정말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들이 엄청 늘었다는 생각과, 비싸고 희귀한 종들도 참 많이 들어와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앙증맞거나, 혹은 그를 넘어서 우습거나 한, 각종 옷을 입은 고양이들을 보면서는, 주인들의 사랑과 센스를 가득 느낄 수 있었고(정말 귀여운 고양이들이 가득하지 않은가!).
"똥을 싼다". 크하하하하하하하! 이 글을 읽고 정말 한참을 웃었다. 사진에 대한 감흥을 배가하는 것이 바로 훅끼의 글과 가름이다.
물 론 이 정도에서 끝났다면, 그저 또 다른 '귀여운 고양이 사진 모음책' 정도였겠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를 넘어선 '훅끼'(냥갤러에서는 스타 대접을 받을 정도라고)의 글과 그림에 있다. 책 전반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사진들 중에는 그의 고양이 사진도 잔뜩 있고, 이를 시작으로 그의 글과 귀여운 그림이 빛을 발한다. 그저 사진집으로 끝날 수 있는 이 책이, 훨씬 큰 재미를 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그의 글과 그림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사 진의 매력이란 참 오묘하다. 피사체의 매력을 본질보다 더 강하게 살릴 수 있는 사진의 매력. 그리고 생활 그 자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사진의 매력. 그런 매력들이 가득 살아있는 것이 바로 이 책, 묘한 이야기다. 고양이를 기르지 않아도 이런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참, 사진의 매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