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김주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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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대체 좋은 책은 어떻게 골라요? 분명 진주같은 책이 있을텐데, 제 업무에 도움될 거라 생각하고 구입했는데도, 건질게 거의 없어요. 거의 다 아는 내용이고, 방법론은 있지만 방법이 없어서 실용적이지가 않아요. 어떻게 고르는게 가장 현명할까요?

2.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는데요, 많이 읽는다고 해도 그리 일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름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은 내용들이 실제 필요할 때는 기억도 안 나고, 그래서 열심히 메모를 해 두었더니, 또 실제로 적용하기가 참 힘들어요. 가끔씩은 책 읽는데 드는 시간이 아깝다...라는 후회까지 한다니까요.

책 읽기를 좋아하고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에게 책에 관련된 질문을 꽤 받는 편이다. 위의 두 질문이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 곤혹스럽다. 명확한 답을 주기가 참 어렵달까.
사실 개인적으로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1차적으로 정말 '이건 아니다'라는 책을 골라낼 수는 있겠지만, 사람마다 다른 Needs를 모두 만족하는 책은 솔직히 있기 어렵고, '한권으로 마스터하는 XXX 바이블'같은 책은 솔직히 거짓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분들에게 '한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다면 적어도 그 분야의 책을 50권은 읽어야 해요'라고 답변한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 개인적으로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다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세상엔 읽을만한, 그리고 읽어야할 책들이 너무나 많다. 그렇기에 한 번 본 책, 웬만하면 두 번 보기 힘들고, 인간의 망각력은 대단한 것이기에, 사실 다 읽은 책이라 해도, 대부분은 잊혀진다. 그렇기에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연속으로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방법을 개인적으로는 선호한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그런 반복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실용적인 존재로 조금씩 변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속적으로 더 좋은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즐기기 위한 책'을 읽을 때야 천천히 음미하며 즐겁게 읽는 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겠냐마는, 문제는 경제/경영, 마케팅, 혹은 무언가에 대한 학습서 같은 '실용서' 의 부분이다. 이런 책을 읽는 절대적인 명제는 분명 지식을 쌓고, 쌓은 지식을 통찰력으로 승화하여 실질적으로 적용한다 가 아닐까. 그리고 그런 목적을 쟁취하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은 적으면 적을수록 '효율적'인 것이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비단 나 뿐 아니라,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도 무언가 배우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은 큰 도움이 되었다. 철저히 실용서에 대한 독서론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제목만 봐도 느껴지겠지만), 저자는 무려 3000권의 책을 매달 사고, 그 중에서 600권의 좋은 책을 엄선하여 읽는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통찰력으로 승화시켜 50권 정도의 책을 쓴다고 한다. 일단 숫자적으로 엄청난 소화력이다. 솔직히 열심히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1년에 많이 읽어야 200권 정도인 나. 먼저 나오는 말이 '말도 안 돼'.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그리고 또 하나, '나도 적용할 수 있겠는걸?'이라는 가능성이 함께 다가온다.

그가 갖고 있는 명제는 나와 완벽히 같다. 하지만 그 실제 적용에서는 많이 달랐다. 바로 그가 주창하고 있는 '킬러 리딩'의 존재 때문이다. 어느 책에든 킬러 단어와 문장이 있다. 그리고 다른 부분들은 바로 이 킬러 단어와 문장을 부연설명하고 보좌하기 위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보조적인 존재들은 대부분 다른 책 등을 통해 설득력을 얻거나 이해를 돕거나 하게 되고(킬러 단어나 문장이 다른 책의 내용이라면 그 책은 사실상 경쟁력없는 책일 것이고). 저자는 바로 그런 보조적인 존재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킬러 단어와 문장만을 읽되, 그것을 통찰력으로 승화시키는 쪽에 집중하는 읽기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킬러 리딩인 셈이고. 그가 말하는 킬러 리딩을 확실히 적용시킬 수 있다면, 내가 현재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이 확실히 해결된다. 적어도 실용서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말이다. 그렇다고 일년에 3,000권을 사진 않을 것 같지만.

또한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방법론(methodology)'이 아닌 '방법(method)'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해라가 아닌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실용성이 가장 마음에 들었으며, 그런 방법들도 '속독법' 등의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것이 아닌 누구나 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방법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빠르게 읽기X많이 읽기X제대로 읽기, 다르게 3번 읽기, 스키핑(띄엄띄엄 읽기)x스키밍(훑어 읽기)x스캐닝(베끼며 읽기) 법칙, 오디션 시스템 등, 직접적인 방법이 소개되며, 이런 일련의 모든 방법들은 하나의 명제로 일관되어 집중된다. 바로, 지식을 쌓고, 쌓은 지식을 통찰력으로 승화하여 실질적으로 적용한다는.


다만, 딱 하나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이런 킬러 리딩은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차츰 배경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들이 차츰차츰 쌓일수록 그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킬러 단어, 킬러 문장을 읽더라도, 사실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모른다면 그것을 통찰력으로 승화시킨다는 게 솔직히 가능할리 없지 않은가(한 권 전체를 숙독해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책도 굉장히 많은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킬러 리딩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많이 읽기(다독)'가 반드시 병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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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를 장식하고 있는 '파워엘리트는 인터넷이 아니라 책에서 정답을 찾는다!'는 말. 분명 동의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되고, 미디어 2.0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이나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서적만큼 깊은 정보를 얻기란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만큼의 깊이가 아니면 통찰력으로 승화되기 쉽지 않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어떻게 그런 지식과 정보들을 통찰력으로 승화시키느냐가 아닐까. 이 킬러 리딩은 바로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독서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도움이 된다. 장 그르니에가 말했듯, "독서는 저자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깨달음이 시작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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