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
시부이 마호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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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화력, 서머리북의 소화력
솔직히 고백한다. '만인의 필독 교양서'라 부를 수 있는 엘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 열심히 책을 읽고 즐기고 있는 나인만큼(?) 사긴 샀지만, 아직 읽지 못 했다. 하지만 그다지 부끄럽진 않다. 나같은 사람이 비일비재, 부지기수임을 알고 있기에. 어쩌면 참 한심한 일이다. 비싼 돈을 주고, 훌륭한 책을 사서도 손도 못 대고 있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겠지만, 사실 '두껍고 난해한' 책이 손이 가기 힘든 것은 사실 아닌가. 그리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문제는, 이런 책들에 저런 책들에 명저가 많고, 또 얻을 것도 많은 경우가 많다는 것. 언젠가 좀 짬이 나면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게 맘처럼 되진 않는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런 책들을 요약해서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요약', '서머리', '다이제스트', '에센스' 등의 책들이 등장하는 것도, 수요의 발생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서머리북'이라는 것의 한계는 분명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책의 중요한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게 해 준다는 큰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큰 한계는 역시 '소화력'에 있다. 일차적으로 당연히 '필요에 의해' 많아진 분량을 압축하는 데에서 생기는 이해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또한 독자가 가진 소화 능력, 그러니까 다른 관련서들을 읽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지식이 없어서 생기는 이해의 어려움이 이차로 발생한다. 사실 압축되는 많은 분량이 그 책의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예시나, 다른 책들에 담긴 지식들일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 결과, '서머리북'을 읽은 후의 결과가, 원전을 읽고 난 후와 비슷하기는 커녕, 1차적인 몇몇 지식들만 습득할 뿐, 전체적인 내용을 거의 소화해내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런 '부의 미래'같은 경제, 경영, 사회, 인간 등의 다양한 지식들이 총체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런데 말이지. 이 책, '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의 경우는 무려 8권의 책을 230페이지 가량에 모아두었다고 한다. 솔직히 처음 잡았을 때의 느낌은 '이게 가당키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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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포함된 책은 총 8권. 참 쟁쟁한 책들이다.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엘빈 토플러를 비롯한 시대의 석학들의 이름값도 대단하거니와, 경제, 경영, 인터넷 기술, 미래학까지 분야도 참 다양하다. 어쩌면 참 불가능에 가까운 서머리북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고는 꽤 놀랐다.


이해하기 쉽게, 보다 재미있게
첫인상은, '이 책이 이렇게 쉬웠나?'라는 것. 각 책에 대한 요약은 일차적으로 저자에 의해 소화된 후에 정리된다. 그 덕에 어려운 말이나 개념을 모두 과감히 없애고, 중요한 부분들을 이해하기 쉽게 재생산한 쪽에 가깝다. 게다가 원본에는 없을 다양한 삽화를 만화풍의 편안한 느낌으로 변화시켜, 독자들이 받아들이는데 훨씬 쉽도록 배려하고 있는 덕에, 개인적으로 출퇴근 시간의 약간은 정신없는 상황에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말하는 방향성을 쉽게 얻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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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에 있을리 없는 귀여운 느낌의 그림들. 다양한 도표와 마인드맵 등을 통해 보다 쉬운 이해를 돕는다.


부의 미래, 그리고 사전지식의 중요성
그리고 가장 이 책에 놀란 것은 마지막 권인 '부의 미래' 편에 와서였다. 앞에 소개했던 7권의 책을 왜 정리했는지를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미래학이라는 것이, 전체적인 학문의 총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학문이기도 하겠지만, 앞의 7권에서 얻었던 지식들이 그대로 사전지식으로서 '부의 미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런 구조라는 것을 여기에 와서야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사실 이 책이 구성된 이유는 어쩌면 '부의 미래'의 서머리북을 구성하던 도중, 그저 서머리북이 아닌, 좀 더 독자들에게 '소화할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전지식 습득 과정을 다른 7권의 책으로 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랄까? 그리고 기존의 서머리북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그만큼이나 효과적이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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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의 내용이 마지막 '부의 미래'를 통해 하나로 모인다. 그리고 사전지식의 습득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물론 아무리 훌륭한 서머리북이라 하더라도, 원전을 읽은 그대로의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고등학교때 '제 3의 물결'을 읽고, '이게 무슨 소리야'라는 생각을 했던 것처럼,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책들을 읽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은 서머리북의 한계를 뛰어넘은 훌륭한 사례라는 느낌이며, 심지어는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을 갖지 못한 독자들이라면 차라리 이 책 쪽을 읽는 것이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작가의 노력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고.


이 책들을 아직 읽지 못 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나, 혹은 읽긴 읽었으되 그 내용을 그다지 소화시키지 못 했던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기존 서머리북의 한계를 뛰어넘어, 휴대성과 시간절약, 그리고 소화력을 갖춘 그런 책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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