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더니스 밀리언셀러 클럽 85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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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 아찔한 하늘빛 바탕에 깃털이 날리는 아름다운 표지, 하지만 그 깃 끝에는 선홍빛 선혈이 떨어지는 이 표지를 보면서, 과연 이 책 속에 담겨있는 부드러움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이 책은 '미성년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아 름다운 미소녀들의 목을 꺾을 때의 부드러운 느낌에 집착하는 이 철두철미하고 명석한, 게다가 '살인미소'를 가진 미소년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는 마치 내가 에드워드 노튼을 좋아하게 했던 '프라이멀 피어'를 연상케 했다. 에드워드 노튼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했던 이 영화 속 그의 이중적인 연쇄살인범으로서의 모습은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텐더니스. 이 작품 속 에릭 풀레는, 마치 에드워드 노튼의 머릿속에 들어가보는 듯한 그런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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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처드 기어의 매력을 단숨에 날려버렸던 에드워드 노튼의 매력은 분명 그의 연기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연쇄살인범으로서의 이중적 매력'이라는 역할이 가져온 것이 훨씬 컸다고 본다. 안 보신 본들에게는 꼭 추천하는 영화다(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이 책을 쓴 작가 로버트 코마이어의 약력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는 '초콜릿 전쟁'이라는 한 작품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런 작가다. 그 덕분에 이번 책도 '청소년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연쇄살인범에 대한 서스펜스 소설'인 이 책이 청소년 서적이라고 하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책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그런 오묘함이 발견된다. 뭐, 그의 출세작인 '초콜릿 전쟁'이 3대 청소년 소설로 꼽히면서도, 학교 폭력과 교사 비리를 직설적으로 고발하고, 10대 소년들의 생활, 말투, 생각 등을 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물의를 빚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텐더니스의 그런 오묘함도 작가적 특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덕에 '로리'와 '에릭 풀레'라는 두 독특한 주인공에 의해 교차편집되어 진행되는 이 책, 텐더니스는 두 주인공 모두가 갖고 있는 '가정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일그러진 성향이(어쩌면 정신병적이라 할 수 있는) 바로 그런 가정폭력 등의 가정적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그렇기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들도 행복한 가정 속이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을'이라는 안타까움의 한숨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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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derness, Sharpness. 부드러움, 날카로움. 사실 내용상 '칼'이라는 흉기가 거의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매력적인 대비 아닌가. 일그러진 부드러움은 날카로움으로 발현될 수 있기에.


하 지만, 청소년 서적이 갖는 이런 청소년 문제에의 집착이 서스펜스 소설로서의 완성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 꽤 놀랍다. 두 사람의 시선에서 교차편집되는 가운데 전개되는 스토리 전반의 속도감도 빠른 편이고,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며, 약오르게도 독자의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소설이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또 갈구하는 '부드러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을 요구하는 점에서도.

비록, 선혈이 낭자하거나,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 그런 하드보일드 식의 작품도 아니고, 굉장한 두뇌 싸움을 요구하는 이지적인 그런 작품도 아니지만, 잔잔하지만(정말 그렇다. 연쇄 살인범 이야기를 이렇게 잔잔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참 매력적인 경험이 아닐까 한다),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두 소년 소녀의 이야기에는 한 번 읽을 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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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 '텐더니스'는 2008년 개봉 예정으로 영화가 제작중. 주연은 러셀 크로. 감독은 존 폴슨이 맡았다. 시놉시스상 책과 꽤 다르게 갈 것 같지만 그래도 꼭 보고 싶어지는 영화다. 원작이 근사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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