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폴그레이브 맥밀런 지도로 보는 세계전쟁사 2
마틴 폴리 지음, 박일송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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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역사적 사건들 중에서, '전쟁'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건은 없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잔혹한 싸움, 집단의 이익이 만들어낸 집단 이기주의의 가장 참혹한 결과가 전쟁이고, 또 절대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사건이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지는 사건이자, 또 인기리에(?) 영화, 소설, 드라마 등등의 매체를 통해 다뤄지는 소재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런 참혹한 것들을 왜 그렇게나 자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냐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 무언가의 폐해를 알지 못 한다면, 그 참혹함을 아는 사람의 수가 적다면 그것에 대한 심각함도 모르게 마련이다. 그리고 또 다시 그런 역사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면모를 알아야 한다는 시각이 보다 합리적이 아닐까. 사실 전쟁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컨텐츠들이 이런 이유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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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가 갖는 정보적인 효과는 매우 높다.

그리고 그런 전쟁의 여러 요소들을 제대로 알리고 또 살리기 위한 노력들은 참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지옥의 묵시록'이나 '킬링 필드'처럼 전쟁의 잔혹함을 영화적 연출을 통해 더없이 공포스럽게 그리는 데 성공하기도 하고, 또 얼마 전에 읽었던 '잃어버린 소년들'이나 몇몇 잘 된 다큐멘터리처럼 피해자들의 직접적인 '육성'을 통해 그 심각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에 보게 된 '지도로 보는 세계 전쟁사' 시리즈 중의 하나인 이 책, '제2차 세계대전'은 그런 요소로 '지도'를 활용한다. 군사사학 전문가들이 '사상 최악의 전쟁'(아직까지는)이라 할 수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정치적, 사회적 논점과 주요 전역 및 군사작전과 관련된 50여 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각각의 주제를 대형지도와 함께 설명한다.

사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지도'의 활용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라는 뛰어난 저작이 있었다(사실 이것도 처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엄청난 크기의 저 책을 처음 보면서 '지도'가 갖는 매력을 새삼 실감했었다. 그런데, 이번 '제2차 세계대전'을 보면서 지도라는 매체가 갖는 특성과 '전쟁'이 갖는 특성이 맞물리면 얼마나 톡톡한 효과를 내는지를 알고 또 한 번 놀랐다.
바로, 전쟁의 역동성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밀고 밀리는, 쫓고 쫓기는 현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전쟁의 긴박감은 이 책을 통해 그 흐름 자체가 되살아난다. 큼지막한 지도에 그려진 각 세력의 움직임을 쫓는 동안, 나도 모르게 그 때의 상황들이 떠오르면서 머릿 속에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그려지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역동성을 통한 상상력의 발현은, 기존의 책들이 주기 힘든 '지도 활용을 통한 전쟁 묘사'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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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지도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 진주만 공격 등,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역동성 속에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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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에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될 만한 귀중한 사진 자료 및 설명들이 있어, 이를 통해 전쟁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그런 지도가 가져온 역동성 이외에도, 각 장마다 그 때의 전황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그 전투에 어떤 인물, 무기, 군사작전, 전역들이 관련있는지 등에 대한 자세하고 입체적인 설명을 통해, 제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궁극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어떻게 벌어졌고, 또 그를 통해 어떤 결과가 벌여졌는지를 읽을 수 있는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과거 조르주 뒤비의 지도로 보는 세계사의 경우 엄청난(?) 고가의 책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는 못 했으며, 그에 따라 엄청나게 큰 대형 판본이었기 때문에 생겨난, 제본상의 문제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런 것을 고려한 듯, 이번 '지도로 보는 세계 전쟁사'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판본(그래도 아직도 큼직하지만)과 저렴한 가격대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제본 문제도 해결해서 자주 꺼내서 읽어볼 수 있는 그런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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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을 통해 사실상의 종전을 고했던 2차 세계대전. 그와 함께 우리 대한민국도 엄청난 역사전 변혁을 맞았었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야욕'의 끝, 제2차 세계대전. 이 한 장의 지도는 참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간만에 느껴본 '제2차 세계대전'.은 새삼 다시 한 번 여러 의미에서 뒤숭숭한 현 세계 정세에 대해 상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다시는 벌어지지 않아야 할 대규모 전쟁.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은 세계 대부분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간 엄청난 전쟁이었기에 더욱 그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체적인 전쟁의 특성을 지도를 통해, 그리고 뛰어난 역사 사가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이 책,'제2차 세계대전'은 그런 의미에서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으며,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보고 전쟁의 현실과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권리가 있기에.
세상 모든 어른들은 전쟁이 가져올 참혹한 결과를 인식하고 그를 막을 의무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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