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죽고싶은 나 1
케르스틴 기어 지음, 전은경 옮김 / 책들의도시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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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남성으로서는 알다가도 모를 것이 여성의 심리다.
분명 'A'라고 하면 'B'라고 반응하겠지? 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A를 내밀면 고민하고 준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C를 내미는 경우가 있는 것이 여성의 심리고, 또 그래서 참 어렵다.
물 론 비단 남성이라 하더라도, 그렇게도 수많은 개성을 지니고 자기만의 판단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사람이므로, 100% 맞출 수는 없겠지만, 그런 기준이 아니라, 미묘한 다른 기준에 의해 분명 남자가 여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또 공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로맨스 소설' 혹은 '칙릿' 혹은 '연애소설'이라 이름붙여진 녀석들을 그다지 선호하진 않는다. 꽤 많은 여성들이 'SF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 '하드보일드 소설'처럼 개인적으로 내가 '환장하는' 장르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소설 속의 그녀들이 왜 저런 감정에 빠지는지 나의 감정과는 미묘하게 엇나가는 경우가 많고, 또 가끔씩은 '도저히' 이해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인 '감정이입'이 팍삭하고 깨져버리면서 김이 새는 경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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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스틴(Kerstin)...음... 그러고보니 커스틴 던스트의 커스틴(Kirsten)과 분명 스펠링은 다른데 꽤 닮은 느낌이다. 성이 아니라 이름인데... 정말 느낌이 비슷하지 않은가?.

솔직히 '오늘 죽고 싶은 나'같은 경우, 책을 잡기 전까지 '연애소설' 혹은 '여성소설'이라고 불리는 장르인지를 모르고 잡았었고, 커스틴 던스트와 무척이나 닮은 '독일 최고의 인기 연애소설 작가'인 케르스틴 기어의 작품이라는 이야기에 솔직히 책을 덮을까도 꽤 고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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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크기의 책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는 휴대성을 꽤 고민한 듯 한 느낌(찬조출연해준 : 1cm)

하 지만, 앙증맞은 사이즈의 휴대성 높은 책 크기(개인적으로 이동중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휴대성 높은 책이 참 좋다. 작거나 가볍거나~)와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은 남았는데 이 책밖에 없었다는 이유(!)로 결국 두권의 책을 훌쩍 읽어버리고 말았다. 2008년 독일에서 영화화되기로 했다는 광고문구도 한 몫 했고.

변변치 않은 애정관계, 편치 않은 가족 관계, 그리고 그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로서의 직업에 대한 급작스런 문제까지, 주인공 게르다는 30대를 맞으며 자신의 인생을 비관해 자살을 결심한다. 게다가 참 때도 잘 맞추지, 어머니가 버리라며 준 '엄청난' 양의 수면제를 받으면서 그 자살은 구체화되고.
하지만 이왕 죽는거, 그냥 죽을쏘냐. 평소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괴롭혀왔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솔직담백'하기 그지 없는 유언 편지를 가득 남기고 자살을 감행하는데...

어쩌면 참 30대라는 나이가 갖는 무게와 가치는 만국 공통인가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쿨하게 한 걸음' 의 주인공 연수와 겹쳐지는 게르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더 친근하게 와닿았다. 특히 주인공 게르다의 이야기와 교차편집되는 주위사람들에게 던져지는 편지들을 읽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했으며, 그와 함께 젊은 여성의 일상과 내면의 심리(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를 참 섬세하게도 묘사하는 저자의 표현력 덕분에 꽤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제목과는 달리 가끔씩 실없이 웃게 할 만큼이나 우스꽝스럽게 풀려가는 주인공의 상황들과, 또 그에 걸맞는 반응들 덕분에 우울함 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장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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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등장하는 '자살을 하기로 마음먹고 자기가 알던 모든 사람한테 작별 편지를 쓴 여자에 관한 책'이 바로 이 책, '오늘 죽고 싶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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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이사이에 교차편집되어 있는 주인공으로부터의 솔직담백한 편지는 이 책을 읽는 큰 재미 중의 하나다.


전 체적으로 가볍고 즐겁게 읽으면서도 30대의 고민과 무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편한 연애소설이다. 특히 나처럼 연애소설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남성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30대의, 혹은 20대의 여성들이 읽는다면 훨씬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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