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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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공명하는가. 개인적으로도 가끔씩 어떤 그림을 물끄러미 보다보면, 저 그림이 그려진 이유에 대한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저 사진 속의 인물들이 어떻고, 왜 저기에 있으며, 어떤 과거를 갖고 있다며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 한참을 그렇게 마음껏 즐기다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말도 안 되는 나의 상상에 박장대소를 하기도 하고(실제 그랬다가 관람객들의 엄청난 눈총을 받은 적도 있다). 신기한 것은 그 그림이 뛰어난 작품,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작품일수록 더욱 그런 현상이 벌어지더라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진주 귀고리 소녀'같은 소설이나, 이번에 읽은 '렘브란트의 유령'같은 소설이 나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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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하면 이번 '렘브란트의 유령'은 꼭 한 그림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책 표지의 그림은 34살에 그렸다는 렘브란트의 자화상, 하지만 미국판 표지에는 아예 다른 그림이 들어있는 걸 보면. 하지만, 렘브란트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녹아있는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스토리 내에 가득 녹아있는 렘브란트의 체취, 그리고 작가의 렘브란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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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복음'으로 유명한 작가, 폴 크리스토퍼는 한 대학에서 근세사를 가르치는 교수이며, 미술품에 높은 관심을 갖고 그에 관련된(특히 '강탈'에 관련된. 그래서 이 책 내에서도 나치의 ERR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러 책을 썼던 사람답게, 그의 박식함이 그대로 드러난 소설을 완성해냈다.

전체적인 구성은 그야말로 영화를 찍기 위한 글을 써냈다는 느낌이랄까? 아름답고 이지적인(특히 미술사에 대해) 여자 주인공, 그리고 몰락 귀족의 자제이지만 미남에 반항아적인 매력을 갖춘 남자 주인공이 기묘한 유산을 받으면서 생기는 모험 이야기는 마치 속도감과 긴장감이 넘쳐나는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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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주얼적인 연출은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넘나드는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극대화된다. 주인공들의 험난한 여정(?)과 그들이 찾아야 하는 낡은 배 이야기가 겹쳐지며 진행되고, 결국 이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모여지는 절묘한 이야기 전개가 시원하며, 그 안에 녹아든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절묘하다.

미술사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그런 지식이 전무한 사람으로서 조금 지루해지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단점을 쉽게 극복할만큼 속도감이 빠르고 전개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영화적인 연출과 스피드감을 주는 책. 말은 쉽지만 사실 그렇게 구성된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기도 하고, 최근에는 이런 소설들이 많지 않은 듯 해 더 반가웠다.
미술과 공명하는 비주얼적 장르문학의 재미를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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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그 아름다움 속에 담긴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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