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의 연금술사 - 뜯어 말려도 통하는 기획을 만들어 내는
탁정언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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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된 상품에는 항상 컨셉이 보인다. 딤채의 컨셉이 그랬고, 버진이 그랬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론적이라는 것. 잘 된 기업을 보면 컨셉이 보이지만, 막상 '정말 이 아이템은 컨셉이 죽여! 분명 뜰거야!!'라고 장담했던 것들이 나가떨어지는 수많은 사례들이 보인다. 그렇기에 컨셉은 참 어렵고, 또 다들 우스갯소리로 '운7기3'이라며 말한다. 잘 된 컨셉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그런 작품에도 운이 따라줘야만 한다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고개를 자꾸 끄덕이게 되기도 하고. 인정하긴 싫지만.


그럼 국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컨셉츄얼리스트인 탁정언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도대체 컨셉이 뭐야?기획의 99%는 컨셉이다를 통해 그간 컨셉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를 거듭했던 그의 신작, 컨셉의 연금술사를 읽고 나니 그런 '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운'의 적용에 의한 성공이라기보다, 컨셉 자체에 그런 운처럼 보이는 요소들 역시 상정하고 진행해야 하는, 좀 더 포괄적이고 일목요연한 제대로 된 컨셉을 세우고, 그 컨셉을 실제 수행해가는 과정 전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다.
'운'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이미 세밀하게 세부 실행 계획에 포함되어 있고, 악재에 대한 고민과 대안 등도 만들어 놓는 그런 주도면밀함이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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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진행 스타일은 최근 참 많은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들이 사용하고 있는 스토리 텔링 방식. 프레드라는 주인공을 내세우고, 거기에 멘토인 C선생의 지혜를 배워가면서, 그저 명석하고 가방 끈이 길기만 했던 프레드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뛰어난 컨셉츄얼리스트로 거듭 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C 선생과의 교감이 철저히 C 선생의 노트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 선문답에 가까울 수 있는 노트를 끝없이 읽고 또 읽으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책들을 읽어가면서 점점 그 내용을 이해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책 내에서 '멘토는 책으로 만나는 게 가장 좋다'라고까지 표현한 작가의 생각이 녹아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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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렇게 실패에서 벗어나는 프레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실수들, 그리고 주위에서 보아왔던 실수들의 원인 등을 생각하게 되고, 각 장의 뒤에 따로 준비된 냉철한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프레드가 훌륭한 컨셉츄얼리스트로서 거듭난 후, 한 팀을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나 자신이, 우리 팀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했을 정도. 사람들을 어떻게 열정적으로 만들어가고, 또 어떻게 각각의 역할을 분배하며, 그것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양자도약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이것을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훌륭한 컨셉츄얼리스트로서의 자질을 갖춰야 하겠지만. 솔직히 아직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 한 나 자신이기에 더욱 더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고, 책 뒤에 기재되어 있는(그래서 프레드가 몇 개월 동안 미친 듯이 읽었던), 200여권의 참고서적을 빠른 시일 내에 섭렵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겨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컨셉을 살릴 수 없고, 내 삶 자체에 대한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시각을 전환하지 않으면 명쾌한 컨셉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IDEO에서도 제대로 된 '관찰'을 중요시하고 있고, 그런 제대로 된 관찰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른 시각, 전체적인 시각일 테니까.

벌써 세 권째(개인적으로 알기론)의 컨셉 관련 서적을 낸 저자이기 때문일까. 추천사에 있는 '출간을 반대하고 싶다'라는 문구가 동감이 갈 만큼 뛰어난 책이다. 예전 도대체 컨셉이 뭐야? 역시 즐겁게 읽었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는 '컨셉'에 대한 관심이 있고, 관련 직종에 근무하는 분들에게는 무조건 추천한다. 오랜 시간동안 컨셉츄얼리스트로서 노력해왔던 저자의 뛰어난 식견이 가득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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