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이노베이션
심윤섭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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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회사'. 이 두 가지 코드를 연결하기란 정말 퍽이나 쉽지 않다. 수많은 책들이 '행복한 회사생활을 통한 열정과 창의성, 그리고 이노베이션'을 말한다. 어쩌면 '동기부여'를 통해 생산성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경영진이 애타게 바라는 것이 또 있겠냐마는, 실질적으로 그렇게 제대로 동기부여를 해내고, 또 그런 동기부여를 통해 열정을 끌어내는 기업이 과연 몇이나 있겠냐고 묻는다면 한숨부터 나온다.

회사라는 조직이 이익집단인 만큼, 직원들 역시 생계 유지나 취미 생활, 혹은 무언가를 위해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닌다는 것. 회사를 다니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돈만 많이 받는 회사라 해서 행복으로 이어지느냐. 그것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주고 인센티브를 받아 금전적으로 부유하다고 해도 그것에서 과연 인간의 행복을 낳을 수 있느냐. 이에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직장인들이 필연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또 가장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 일. 그것의 결과가 돈 뿐이라면 인간의 삶이란 정말 우울하지 않을까. 그 외에 무언가를 통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행복감. 성취감, 혹은 사명감 등등.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 직장인이 회사로부터 얻어야 할 것은 결코 금전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그래서 참 어렵고.

'행복 이노베이션'은 자신이 맡은 일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려는 수많은 이론들과 동일선상에 있다. 사실 저자가 '행복 이노베이션'의 창시자라 말하지만 비슷한 이론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책이 갖는 가장 흥미로운 점은 '도대체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회사는 어떤 특징을 갖는가'를 얼마나 잘 분석해내고 있느냐 라는 것이다. 단점을 알고, 그 단점을 이해하지 않으면 그것을 뿌리뽑고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한국적' 사례들은 꽤 재미있고, 또 실용적이다. 마치 우리 회사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그런 이야기들, 내가 들어본 어느어느 회사의 직원들의 불만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사례들이 잔뜩 등장한다. 입장의 차이가 있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다를 수밖에 없는 CEO와 직원들의 입장. 특히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많은 CEO들의 '변명'이 들릴 것만 같아 즐거움(?)을 감출 수 없다. 가끔은 CEO는 아니지만 관리자의 입장에서 내가 내놓았던 논리들에 대해 가해지는 일침에 뜨끔하기도 하고.
아... 이렇게나 행복한 회사생활이란 힘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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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으로 포함된 '조직문화 자기진단 노트'. 하나하나 체크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경각심이 든달까



하지만 그런 문제점 파악에 이어지는 대안들은 조금 아쉽다. 책만으로 바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 특히 그것이 실효를 거둘 수 있나, 혹은 쉽게 실행할 수 있냐는 면에서 약간 의문점이 생긴달까? 완벽하게 받아들이고 회사를 변혁하기에 위험성이 느껴진달까.
물론 한 사람의 의견으로 회사 전체를 마음대로 변혁하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잘못 된 CEO의 전형일 것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이런 의견에 따라 이노베이션을 펼치고 그에 대한 성공사례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서 타당성이 생기고, 또 실제 적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 점점 보완되어가는 그런 부분들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CEO들이 우선 읽고(그 중에 던져버릴 사람들도 많을 것만 같지만) 그 후 직원들과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 그런 책이다. 그 단계에서도 크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 같고.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이노베이션. 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그런 이야기를 실현해낼 언젠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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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과 검정. 단순하지만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해 가독성이 훨씬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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