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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정영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엄청나게 많이 팔리고 또 읽을수록 마음에 깊이 와닿는 세계적인 명사의 자기계발서보다, 신문이나 잡지에 짤막하게 실린 자기계발 관련 기사가 더 와닿을 때가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호오~'하고 순식간에 읽어내고 또 무엇에 홀린 듯 실천에까지 옮기게 되는 그런.
그런 경우 무엇보다 그 이유는 '실용적인, 직접적인' 그런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혹은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질문을 꼭 집어서 대안을 제시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 비록 분량상, 그리고 소재상 깊이는 좀 덜할지 몰라도 실천으로 연결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요긴함은 무시할 수 없다.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당찬 제목을 가진 한 권의 책은 그런 신문이나 잡지에 짤막하게 실린 기사같은 책이다. 실제 하나하나의 충고들이 2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소재들이 매우 직접적이고 또 실용적이다. '백옥같은 피부가 단점을 커버한다', '옷차림으로 책잡히지 말라', '영어는 언젠가 꼭 써먹을 날이 있다' 등 이보다 직접적일 수가 없다. 그 뿐 아니라, 여성들의 취향을 노린 듯한 잡지같은 편집도 매력적이다. 자아 찾기, 자기 계발, 사랑&결혼, 인간관계, 직장 생활, 테크닉, 재테크. 총 7장으로 나눠진 각각의 장은 각각 테스트를 통해 자기의 현 상태를 점검한 후, 그 주제에 관련된 짤막짤막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조언에는 도움이 될 만한 웹사이트나 참고할 만한 책, 혹은 자신의 경험 등을 마무리에 따로 마련하는 등, 참 예쁘고 알찬 구성을 취하고 있다.
여성지의 인기 코너인 자가테스트를 통해 각 장을 시작하고,
각 이야기의 마무리마다 짧지만 요긴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웹사이트, 참고서적등을 소개하는 식의 알찬 구성이다
처음 책을 잡았을 때는 조금 망설여졌다. 역시 나는 '남자'였고, 남자가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읽는다는 것 자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반. 그리고 남녀에게 각각 서로 다른 자기계발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구심이 반이었기 때문.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은 꽤 바뀌었다. 분명 여자들에게 맞는, 여자들이 이해할만한, 그리고 솔깃할만한 내용은 따로 있었고, 나도 모르게 어떤 주제에 대해 '아,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라며 여성적인 접근방식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러면서 여성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당장 내 여자친구에게 대입해가며, 그녀가 갖고 있는 것,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을 선별하고 결국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결론을 냈으니까.
전체적으로 깊은 통찰력과 깨달음을 얻는 것보다는 조금 더 긴밀하게, 직접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여성들에게는 '여성들이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들 때문에 추천하고, 남성들이라면 '여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알 수 있는 기회로서 추천한다. 여성의 성격, 성향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다만, 표지는 꼭 가리고 읽도록. 개인적인 경험상 '네가 여자야?', '왜 남자가 이런 걸 읽는 건데?'라고 불편함을 표시한 친우가 3명, 전철에서 이 책의 반짝이는 제목(실제로 제목 글씨가 반짝인다)을 발견한 후 뭔가 '찝찝해하는' 여성들의 눈빛을 꽤 발견하면서 곤란했으니까. 그것도 이틀만에. 음... 전철에서 대놓고 읽은 내가 문제였을까?
다만, 여담이지만 정영희 작가님. 모든 남자가 '단순해서 끊임없이 주입하고 훈련시켜야' 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건 인정하지만 이건 인정 못 하겠어요~

출간 기념으로 라끄베르의 여행용 화장품도 선물하므로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