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심한 두뇌를 위한 불량지식의 창고
멘탈 플로스 편집부 엮음, 강미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왜 Trivia에 열광하는가. 어쩌면 참 잡스럽고, 어쩌면 참 쓸 데 없는 지식들. 하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그리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것들이라면 오히려 잡스러운 지식일수록 더 소중할 때가 있다. 유명 가수의 애인이 방귀쟁이라거나, 내 인생을 바꾼 책을 쓴 작가가 알고보니 정신병자였다거나.
(심심한 두뇌를 위한) 불량지식의 창고는 이런 Trivia를 가득 모은 책이다. 게다가 '불량'스럽기까지 하다. 주제가 글쎄, 자만, 탐욕, 욕망, 질투, 식탐, 분노, 나태라니. 이렇게 불량스러울 수가.
자만, 탐욕, 욕망, 질투, 식탐, 분노, 나태에 관한 책이라...
이 책은, 북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Mental Floss(치실을 정신에 적용한다? 번역하면 뇌실?)라는 격월간 잡지에서 발간한 단행본이다. Mental Floss는 이런 잡학적인 지식들을 기반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펼쳐낸 지식들 중, 특히 '불량'스러운 것을 엮은 것이 이 '불량지식의 창고'인 셈이고. 그래서인지, 표지에 그려진 독약병에도 Mental Floss의 표지그림들이 모여있다.
100% 순수 '부도덕' 마크가 찍힌 한 병, 한 병의 불량지식을 마신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 잡스럽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금지된 지식(Forbidden Knowledge)'들로 가득하다(문자 그대로 가득하다. 한 페이지 남짓한 짤막한 지식들이 400페이지가 넘게 담겨있으니). 그래서 쉽고 짧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또 매력적이다. 내가 평소에 익히 알고 있는 그 유명인들, 혹은 그 유명한 사건이나 단체, 나라들에 대한 숨겨진 지식들을 하나씩 알아나가는 데 대한 지적 유희의 즐거움 뿐 아니라, '숨겨진' 것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는 법. 그런만큼 왠지 비밀스러운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짜릿함이 꽤 각별하다.
그리고 잡지에 실렸던 것들이기 때문일까?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잡지스러운 토막 기사들과 편집들이 꽤 재미있는 편이고.
꼭 불량지식이라서가 아니라, 이 책을 '꼭 읽자'라고 추천하긴 좀 힘들다. '순도 100%'의 부도덕함을 표방하는 지식들을 추천한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지 않겠는가. 여기에 Trivia라는 것 자체가 좀 취향을 타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이 책이 아니라면 어디서, 오푸스데이의 황당한 실상이나 올더스 헉슬리의 식탐, 스탕달의 표절을 알 수 있었을까. 불량지식, 참 흥미롭고 동시에 매력적이다. 비록 효용성은 의문이지만.
꼭!~ 이럴 때만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