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의 기술
카네스 로드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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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교보문고를 들렀다가, '이명박 대통령님 읽어주세요'라는 코너를 보았다. 각계 유명인사들에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에게 읽게 하고픈 책을 추천받았고 그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여러 좋은 책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추가하고 싶은 책이 한 권 있다. 그 책이 바로 이 '통치의 기술'이다.

민주주의 통치의 주체는 분명 국민이다. 하지만 우리는 '리더'로서의 통치자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리더들은 어쩌면 기존 지배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국민들을 통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런 통치자들이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고, 얼마나 잘 통치하고 있느냐...를 묻는다면 과연 칭찬받고 존경받는 뛰어난 리더십의 통치자들이 얼마나 있느냐는 의문이다.
오히려 현 시점의 정치가들은 제대로 된 '통치술'을 펼치기 보다는 데마고기(선동 정치가)에 입각한 인기몰이와 선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국민들이 '뽑을 사람이 없다', '공약을 지키는 정치가가 어디 있냐?'라는 식의 야유를 보내는 것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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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ing'이 아닌 'Prince'일까... 참 의미를 곱씹게 하는 단어선택이 아닐 수 없다

참 통쾌하게도 이 책, 통치의 기술'은 현 시점에서의 '리더십 부재'를 꼬집고, 또한 '통치술에 서툰' 대부분의 정치가들을 꾸짖는다. 제대로 된 '통치자'로서의 리더가 부족한 것은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닌가보다. 이에 미국 정치의 중심에서 직접 대통령을 보좌하던 저자 카네스 로드는 자신의 깊고 길었던 경험 속에서 통치자가 가져야 할 덕목들은 무엇인가를 끝없이 탐구하여 내어놓는다.

그런 탐구는 바로 인문학, 우리 과거의 경험과 지혜로부터 통찰력을 찾아내는 문, 사, 철의 학문으로 이루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통치의 기술로서 가장 중요한 중심적 지혜로서 잡는 것이 논란이 꽤 많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라는 것. 군주론 속에 담긴 '통치자'로서의 덕목들을 현대에 맞게 수정하고 민주주의의 리더에게 적용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분명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부대에 부어넣은 덕목들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잘 맞아들어가는지다. 적어도 '통치'라는 관점에서는 과거의 '군주'가 가져야할 항목들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일까. 물론 저자가 펼쳐내는 군주론이 군주론 그 자체가 아니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그가 펼쳐내는 이야기 속의 군주론은 내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훌륭한 리더로서의 덕목을 하나하나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신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 속에서 군주론 뿐 아니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아리스토텔레스의 통치술 등 다양한 인문학적 지혜를 관통하며, 이를 통해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클린턴을 데마고기의 실례로서 부족한 대통령이라 꼬집는 부분에서 뭔가 찌릿함이...) 등의 미국 대통령 뿐 아니라, 무스타파 케말, 비스마르크, 고이즈미 등의 해외의 수많은 리더들과 행정부 등의 경우들을 다양하게 지목하며 그들이 갖고 있던 장점과 단점 등을 제대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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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틀어 가장 와닿았던 구절 중 하나. 이런 것이 인문학의 짜릿함이다

그리고 그런 분석을 통해 정치가들이 통치자로서 어떤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정리한다. 한 항목, 한 항목이 얼마나 와닿던지. 그리고 그런 항목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정치가가 과연 얼마나 있는지를 고민해보면서 또 얼마나 서글프던지. 사실 부끄럽지만 나 자신도, 정치불신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한 채로 그저 비방만을 해왔던 것이었는지를 깨닫고 화끈거리는 얼굴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정치가들이 통치자로서 지켜야할, 또는 배워야 할 것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제대로 된 리더'를 선출한다는 것에도 분명 요긴한 이야기들이었다. 또한, '리더십'이라는 면에서 비단 정치와 통치만이 아니라 한 회사를 이끄는 CEO, 혹은 나같은 중간관리자들에게도 충분히 공명할 수 있는 요긴함도 있었고. 책 뒷면에 가득한, 어쩌면 낯뜨거울 만큼의 찬사들은 분명 이유가 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 자신이라 해도 이런 찬사를 남기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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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수많은 정치가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읽어주길 빈다. 그러면 분명 우리나라의 정치가 훨씬 건강해질테니. 그리고 정치가가 아닌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래주길 빈다. 그러면 보다 훌륭한 리더를 뽑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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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는 그러한 자질을 충분히 갖춘 정치가나 엘리트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이런 맺음말은 참 서글퍼. 동의하기에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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