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부자되기 - 아무리 아껴도 돈이 모이지 않는 사람을 위한
데이비드 바크 지음, 김시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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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재테크가 한참 각광받았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도 가끔씩, 그리고 여러 재테크 서적에서 '절약'의 중요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한 맥락에서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라테 요인(Latte Factor)'를 찾아 이를 제거하고(하루 한 잔 마시는 커피값을 모으면, 혹은 하루 한 갑 피우던 담배를 끊으면), 그 비용을 투자하는 데 사용하면 '시간'이라는 요소의 놀라운 법칙에 따라서, 긴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엄청난 차액이 생긴다는 것. 하지만 그런 '절약' 재테크 책에서 강조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의지력'이다. 재테크를 열심히 공부하고 절약하고 모은다. 그리고 상황에 맞추어서 현재 하고 있는 재테크가 얼마나 좋은 방법인지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심하면 재테크 일기를 쓰라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직접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이고 많은 의지를 필요로 하는지를 안다. 오죽하면 'Privite Banker'니 'Financial Consultant'니 하는 직업군이 생겨나고 또 그들에게 돈을 줘가며 부탁하겠는가. 혹은 수익이고 뭐고 무작정 모으기만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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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에 빠져들었던 것은 바로 저 페이지(정말 구미가 당기는 머릿말이다), 그 중에서도 '자동화' 부분이다. 사실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계획적'으로 쓰고 투자 및 저축 등의 재테크 용으로 '남긴다'. '계획적', 그리고 '남긴다'는 개념. 생각할수록 지키기 어려운 개념 아닌가. 신경도 많이 써야 하고. 하지만 이 책 '자동으로 부자되기'는 그 제목처럼 우선 투자나 저축을 먼저 하고 시작하는 것을 주장한다. 모든 재테크 수단을 자동이체를 통한 자동화를 해버리는 것. 그리고 계획적으로, 투자비용을 남기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남은 비용으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살다가 수입이 늘었거나, 혹은 생활비에 여유가 생긴다면 한 번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재테크 비용을 늘리고. 발상의 전환일 뿐인데 이게 참 그야말로 와닿는다.
사실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도 여러 재테크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투자해봐야지?', '이 상품이 수익률이 높구나'라고 생각'만' 하고, 지금와서 보면 이율이 0에 가까운 월급통장에 그냥 쌓이게 놔두고 있었다. 뜨끔하실 분들 많을 줄 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위안 아닌 위안을 하게 된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밀리기 일쑤다. 수익의 변화가 눈에 확 띄게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 만약 일정 주식처럼 단번에 200% 수익을 올렸다거나, 집값이 2배 뛰었다거나 하는 그런 일이라면 '환장하고' 달려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얼마 되지 않는 돈 수익율 연 1~2% 달라진다고 별 차이도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 하나로 나 자신의 은퇴가 빨라지거나 혹은 느려질 수 있는 것임에는 분명한데도 말이다. 요는 체감하기 힘들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그런 의지력 대신에 한 번 정도의 수고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버리자는 것. 이 하나의 개념만으로도 굉장히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간단한 책이면서도 재테크의 기본적인 혁신을 말하고 있기에 참 인상깊게 읽었다. 또한, 대부분의 실례를 국내에 맞추어서 아예 내용을 수정해두었기 때문에 더 도움이 되었고. 다만 2008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의 정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다만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는 동일하기에 자신이 읽었거나 새로 읽을 재테크서에 적용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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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청담동의 한 벤치. 내가 이 책을 읽었던 곳이다.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참 멋드러진 외제 스포츠카 한 대가 지나갔다. 기분이 참 야릇했달까. 나 자신은 지금 저런 차를 몰 수 있는 그런 여유는 없다. 그리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고. 하지만 나 자신의 은퇴를 조금 더 앞당기고 싶고, 저런 차를 '여유롭게' 살 수 있게 되고 싶은 열망은 굴뚝같다. 이런 생각 안 하는 사람 있겠냐만은, 그러고 싶다면 한번쯤 짧게 시간을 내어 읽고 싶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벌써 여자친구에게 빌려주기도 했고. 당장 '라테 요인 적금'을 하나 만들어야겠다. 물론 '복리' 상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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