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니어스 Group Genius - 1등 조직을 만드는 11가지 협력 기술
키스 소여 지음, 이호준 옮김 / 북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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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밴드의 잼 세션을 보고 있으면 경탄이 절로 인다. 서로의 눈빛을 보며,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즉흥적으로 멜로디와 그루브를 만들어낸다. 어떤 특정한 악보가 없이 서로의 연주에 호응하며 만들어내는 선율은 가끔씩은 명곡보다도 아름답고 멋드러지다. 물론 그런 혁신적 선율이 나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들이 필요하다. 우선 모두가 자기 포지션에서 일정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 서로에 대한 신뢰와 공명이 있을 것, 그 순간에 몰입할 것 등등. 이런 조건들이 만족되는 순간 보석같은 잼 세션이 완성되고 그 선율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극.적.이다.

이러한 보석같은 잼 세션을 산업으로 옮긴다면? 이 책 '그룹 지니어스'는 협력을 통해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결과, 이른바 혁신에 대한 이야기다. 번역하면 '집단 천재성'. 일반적으로 세상은 몇몇 천재들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감생심 기발한 아이디어나 혁신은 꿈꾸지 못 하는가?). 하지만 이 책의 개념 속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에서 '집단 천재성'이 발휘되는 경우가 바로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일반인이라도 충분히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대박 상품의 아이디어를 꿈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 단지 혼자가 아닌 다수의 - 같은 목적을 공유하는 - 머리를 모았을 때의 경우지만.

그러면서 수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상품들을 소개한다. '한 명의 천재'가 만들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룹 지니어스'에 의한 결과물이었던 것들을. 다윈의 진화론, 모노폴리, 프리스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모스의 전신, 텔레비전 등의 혁신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꽤 놀랐다. 여러 사람의 힘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왜 나는 그렇게 여기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점에 놀랐다. 사실 어떤 아이디어든 누군가가 던진 결정적 한 마디에서 착안하거나, 혹은 기존에 있던 물건의 용도를 바꾸거나, 전혀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를 채용하는 등으로 혁신이 일어나는 수많은 것들을 보아오면서도 말이다.  
역사는 이긴 자들이 쓰고, 세상은 일등만을 기억하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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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핵심은 '협력망이 창의적인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에, 이 책은 굉장히 많은 분량을 설득을 위해 할애한다. 수많은 실례를 들어가며 창의적인 사람 혼자의 힘이 아닌 협력망의 힘이 혁신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런 설득보다 그 뒤에 있는 실제적인 방법론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하면 한 팀이 보다 나은 협업을 할 수 있고, 소위 말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특히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Flow)'개념을 '그룹 플로'로 확장시키고 그룹 플로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 분명 재즈 밴드의 잼 세션의 요건과 굉장히 흡사했지만 그 방법론의 훨씬 전문적이고 학문적이었기 때문에 실제 적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었고(솔직히 조금 어렵거나 지루한 파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어쩌면 세상은 더 이상 혼자만의 혁신을 이룩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발달과 변화의 속도는 눈부시며 그에 따라가기에도 힘에 부치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이기에. 그리고 그래서 대부분의 혁신은 회사 단위에서 벌어지게 되고. 그렇다면 나 자신은 왜 할 수 없는가. '그룹 지니어스'를 발동시켜 보석같은 잼 세션을 연주하는 것. 왠지 가능할 것만 같다. 나의, 우리의 그룹 지니어스를 시작해보려 한다. 우선 내가 이끌고 있는 팀을 통해.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전세계를 감동시킬 명세션이 되든, 혹은 단 한 명의 눈물을 흘리게 할 공연이 되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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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속표지의 로고. 뜨거운 손을 맞잡는 진정한 협력을 통해서 끌어내는 혁신. 그것이 그룹 지니어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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