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 - 이안 맥켈런 주연 영화 [미스터 홈즈] 원작 소설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1
미치 컬린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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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참 추리소설을 좋아했댔다. 수많은 밤을 추리소설과 함께 보냈고,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가는 명탐정들은 나의 우상들이었다. 엘큘 포와로, 엘러리 퀸, 셜록 홈즈... 심지어는 그들의 사고를 따라가고 싶어 당시에 유행했던 '사건 해결 퀴즈(밀실 사건 등을 설정하고 몇몇 실마리를 던져주고 답을 찾게 하는 일종의 퀴즈 모음 서적)'같은 그런 책들을 사모으기도 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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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들, 당시에 참 인기 있었지... 아니 나만 그랬나?

그 중에서도 나에게 셜록 홈즈가 가진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녀석들이 명탐정 소리를 듣지만 당연하게도 그가 가진 매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당연히 셜록 홈즈가 나온 소설들은 모조리 찾아읽었고, 그가 등장하는 게임들도 가능한 것은 열심히 찾아서 플레이했었다. 그런 나에게 셜록 홈즈를 기리는 트리뷰트 작품의 등장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고, 그 시리즈의 시작이 바로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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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가 예전엔 이런 작품들 잘 만들었었는데 말이지. '셜록 홈즈의 로스트 파일 - 장미 문신 사건'(1996)




   셜록 홈즈 약력

◈ 1854년 영국 잉글래드 요크셔 출생

◈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대학 수학

◈ '글로리아 스코트호'(1874),

'머스그레이브가의 의식문'(1879) 등을 해결하여 명성을 얻은 뒤 1880년 세계 최초의 컨설턴트 탐정이 됨.  

이후 23년간 탐정 생활.

◈ 1879∼1880년 셰익스피어 극의 명배우로 활약.

◈ 1881년 평생의 친구가 된 의사 왓슨과 처음 만남.

홈즈의 사건 기록 담당이었던 왓슨은 모든 사건을  정리, 후에 '주홍색 연구' 등을 펴냄

◈ 1903년 은퇴하여 서섹스 지방에서 꿀벌사육과  집필로 만년을 보냄

◈ 1957년 1월 6일, <탐정학의 모든 것>을 완성한  이날 밤 103세를 일기로 별세.




셜록홈즈 팬사이트 '베이커가 221B'에서 발췌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은 위의 약력 중 핑크색으로 표기한 꿀벌사육과 집필로 만년을 보낸 시기의 이야기를 미치 컬린이라는 뛰어난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태어난 이야기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왓슨의 입이 아니라 홈즈의 입을 통해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것. 93세가 되어버린 홈즈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재미 뿐 아니라, 트리뷰트가 당면하는 당연한 문제인 화자의 이질감을 한 방에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 자체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미치 컬린이라는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역량이 느껴지기도 하고.

93세라는 노령에서도 홈즈의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일본으로의 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벌들에 의한 가슴아픈 죽음의 사건을 풀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전기작가인 오랜 친구(누구겠어!)의 권유에 따라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사건을 정리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덕분에 독자는 노령의 홈즈의 일상과 이야기를 맛볼 수 있음과 동시에 예전에 보지 못 했던 홈즈의 새로운 사건을 즐길 수 있다. 즉 노령의 홈즈의 일상에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그 사이사이 그가 정리하던 기묘한 사건의 기록을 읽거나, 혹은 쓰거나 하면서 사건을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액자 소설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작가 미치 컬린의 취향으로 보이는 '일본에의 관심' 덕분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홈즈의 일본 여행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거나 기존의 냉철한 홈즈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먹을 만큼 나이를 먹어 아주 인간적이 된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이런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바로 트리뷰트가 갖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반면, 너무 모범적인 트리뷰트라는 아쉬움도 동시에 존재한다. 우선 굉장하거나 머리를 치게 하는 트릭이 없다는 것. 그래서 셜록 홈즈라는 대단한 탐정의 뛰어난 트릭을 즐기는 재미는 좀 부족한 편. 물론 이해는 된다. 트리뷰트인 만큼 뛰어난 트릭을 담을수록 자칫 잘못하면 더이상 '셜록홈즈가 아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추리 소설에서 트릭의 해결방식 또는 트릭 자체는 어쩌면 셜록 홈즈를 셜록 홈즈이게 하는 큰 요소 중의 하나니까. 포와로적인 트릭 해결이라거나 엘러리 퀸적인 트릭 해결이 되어버리게 될 가능성을 배재한다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이 이외에도 당장 홈즈를 화자로 했다거나, 기존의 인물들의 출연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는 점등은 그런 트리뷰트의 아슬아슬한 선에서 최대한 위험요소를 피하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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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팬으로서 좋은 작품들이 쏟아지길 기다린다. 즐겁게.

하지만 그런 만큼 이 작품은 그야말로 안정적인, 모범적인 트리뷰트 작품이 되었고 그랬기에 즐겁게 새로운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현대 작가의 작품인 만큼 요즘의 독자들이 기존의 셜록 홈즈를 읽었을 때 받을지 모를 고리타분함도 없어 홈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모쪼록 이 작품을 시작으로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펼쳐지길 빈다. 셜록 홈즈의 팬으로서. 그리고 추리소설의 팬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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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셜록 홈즈 전집이 200만부 돌파라... 역시 셜록 홈즈는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 다시 한 번 사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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