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박물관 (Museums) - 세계 각국의 건축 문화유산을 찾아서
기울리아 카민 지음, 마은정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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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혹은 박물관에는 언제나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인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문화와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는 그곳에 들를 때면 현재 속에서 숨쉬는 과거가, 그리고 과거 속에서 발견되는 현재가 서로 뒤섞인 기묘한 인상을 받는다. 그 기묘한 느낌이 좋아서, 그리고 인류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좋아서 미술관, 박물관을 즐겨 찾는다.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 항상 담겨진 문화적 유산에만 관심을 두었지 미술관 자체에 관심을 두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사실 미술관 안에 담겨있는 작품들도 그렇지만 그 미술관 자체도 분명 우리네 중요한 문화적 유산일텐데 말이다.
이 책, <Museums : 세계의 미술관>은 인류의 문화와 역사가 담긴 그릇, 즉 미술관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아름다움과 역사,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다룬 책이다. 사실 읽기 전까지는 '뭐, 세계의 미술관을 소개하는 책이겠지' 정도로 생각했지만 막상 보기 시작해서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간 내가 간과하고 있던 미술관 자체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은 놀라운 수준이었던 것. 그리고 전 세계에 이렇게나 아름답게 지어진, 그릇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자태를 뽑내는 미술관이 많았던 것인가에 놀랐다. 그야말로 전세계 최고의 건축가들의 작품집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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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건물'을 컨셉으로 한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 티타늄으로 감싼 벽면은 빛에 의해 춤춘다.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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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의 키아스마 미술관. 스티븐 홀의 뛰어난 실력이 빚어낸 이 곳. 현대미술관다운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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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세계 최고의 미술관 중의 하나, 루브르 박물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더 놀랐던 것은 프랑스에 루브르 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술관이 이렇게나 많은가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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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훌륭한 건물들이 만들어졌는지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이 책에 담겨있는 세계의 가장 유명한 미술관들은 총 40여곳. 그 각각의 모습들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담았을 노력이 책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초대형 도판,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게 찍은 사진들 그리고 훌륭한 종이질과 인쇄품질까지. 그리고 그 덕분에 그 미술관들이 정말 잘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꽤 고가의 책이지만, 막상 책을 접해보니 왜 이 책이 고가인지 충분히 이해된다. 그리고 그 값 이상을 충분히 하고. 내용 면에서도, 그리고 책 자체의 품질 면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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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조출연에 수고해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결코 작은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차이가 날 정도로 초대형 도판이다. 그리고 그만큼 무겁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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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크기가 짐작될 듯 하다. 물론 크기 뿐 아니라 종이질과 인쇄도 참 좋다. 간접경험으로서는 최고의 경험이었달까


각 나라의 미술관들을 한 곳 한 곳 방문하면서(비록 간접경험이지만), 각 나라마다의 문화적 색깔의 차이에 참 놀랐고, 또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참 재미있었다. 현대 미술관과 오래된 미술관이라 하더라도 같은 나라에 있는 미술관은 분명 같은 색깔을 띄고 있었고, 반대로 다른 나라 사람이 와서 설계를 했다 하더라도 그 나라만의 독특한 색깔이 느껴지는 것은 그 나라 문화의 깊이 때문일까.
또한, 과거 강성한 세력을 자랑했던 나라들이 보유하고 있는(보통 '수집' 혹은 '고고학'이라 부르는 '약탈'을 통해 모은) 수많은 다른 나라, 다른 문명의 유산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고, 그와 동시에 그렇게나 훌륭한 박물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 부러움이 함께 왔다. 특히 한국의 박물관은 단 한 개도 소개되지 못 한 부분에서 참 아쉬움을 느꼈고. 생각해보면 우리 문화유산만큼이나 훌륭한 것도 없다고 자부하면서도, 그 문화유산을 담은 미술관 자체는 아직도 White Cube(하얗고 네모난 밋밋한 건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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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박물관은 이스라엘과 일본 정도만 소개되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 일본의 문화유산보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훨씬 뛰어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정도의 박물관이 한국에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이 박물관들에 들러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는 나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이나 이 책이 제공하는 간접경험이 훌륭하다는 이야기겠지. 그래서 나의 평생 목표 하나를 추가하기로 했다. '전 세계의 유명 미술관을 한 번씩 가 볼 것'이라는. 그리고 그 때까지 이 책은 나의 꿈 하나를 되새기게 해 줄 지도의 역할을 해 줄 것이다. 그만큼이나 자주 꺼내보게 될 것 같고. 아직도 이 책 속에 담긴 미술관 하나하나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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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기는 꼭 가봐야지!! 크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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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좀 너무 심하지만 이런 서재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퍼억!!)...(참고로 영국 박물관 내에 있는 열람실이다. '왕의 도서관'의 희귀서들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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