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미 - 웹 2.0과 플랫폼 경제학
김태우 지음 / 한빛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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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자주 들러서 읽는, 아니 RSS에 등록해두고 새 포스팅이 생길 때마다 읽는 블로그 하나가 있다. 어딘가에서 본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아주 우연히 덧글과 트랙백의 바다에서 건졌던 그 블로그는 태우's log - web 2.0 and beyond 라는 곳이다.
한참 관심을 가졌던(그리고 지금도 관심을 갖고 있는) 웹 2.0의 개념과 관련 소식들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어쩌면 딱딱할 수 있는 '학술적' 느낌이었음에도 분명 '사람냄새'가 난다는 것에 이끌렸던 듯 하다. 지금도 내 RSS 구독 목록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고.

그리고 그 블로그가 책이 되었다. 훨씬 보강되어서. 그리고 제목도 '미코노미'다. 'Me(나)'와 'Economy(경제)'가 합쳐진 신조어. 블로그를 들렀을 때마다 느꼈던 '학술적'인 느낌과 '사람냄새'가 합쳐진 그런 제목에 나도 모르게 제목을 보고 웃고 말았다. 그럴 줄 알았어. 라는 생각에서.

간단하게 말하면 그가 말하는 미코노미(MeConomy)는 웹을 비롯한 각종 기술의 발달로 더 많은 표현과 생산의 능력이 갖추어진 개인이 과거 기업의 고유영역이었던 공급자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개인이 중심에 자리를 잡는 경제체제를 뜻한다. 기술의 발전과 웹 2.0의 확산을 통해 실제적으로 나 자신이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어떻게 그것들을 이용하고, 그 결과 어떤 상황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현 상황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읽은 책들을 생각해봐도 웹 2.0 관련 서적은 꽤 많다. 이 책에 담겨있는 상당부분의 사례들과 이론들 이미 다루고 있는 책들도 많고.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책들에서 발견할 수 없는 동양적인 정서가 담겨있다는 느낌. 그래서 추천사의 한 부분에 '웹 2.0' 서적이 아니라 '웹이쩜영' 서적이라고 한 거겠지. 그가 말하고 싶은 것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술적인 것도 현상적인 것도 아니다. 그런 기술과 현상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말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방향이 굉장히 옳다고 느껴지고. 일반인이 참가하고 그런 일반인의 동조와 열정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웹 2.0을 통한 경제활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저명한 웹 2.0 서적들을 읽어보면 그런 사람들이 하나의 '리소스'로서만 취급되고 그렇게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으로 나오진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놀랐다. 그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와서 잘못된 생각이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에 말이다. 나도 영락없는 한국인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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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웹투포인트오'가 아닌 '한국의 웹이쩜영'을 말하는 것이 미코노미다


특히 그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태우's 웹 2.0 여행'이었다. 웹 2.0에 관련한 저명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저자는 미국 여행을 기획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런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터. 저자는 결국 이 여행을 후원받을 생각을 하고, 절실하게 호소한다. 그리고 그런 호소와 절실함은 수많은 사람들의 후원을 이끌어낸다. 비용적인 후원 뿐 아니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까지도. 한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결국은 쉽지 않은 여행, 쉽지 않은 인터뷰, 그리고 그를 통해 쉽지 않은, 그리고 가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것. 참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미코노미'의 전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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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이 때 꽤 관심을 두고 보았었던 저자의 웹 2.0 여행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는 웹 2.0 관련 도서로서 미코노미는 꽤 만족스럽다. 전체적으로 읽기도 어렵지 않으며, 처음 책을 낸 사람답지않게 일목요연하고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지식으로서 받아들이기도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의 존재가. 한참 광풍처럼 몰아치던 웹 2.0의 바람이 조금은 사그라진 상황이긴 하지만 이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최근 그 관심이 사그라진 이유를 이런 '사람냄새'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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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한국에서 쓴 한국적인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례의 경우 한국의 사례가 아주 적은 분량으로만 후반에 소개되어 있다는 것. 좀 더 많은 사례가 책 전반으로 녹아든 다음 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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