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블리 사람들 - Summer
마크 트웨인 외 지음, 헤럴드 블룸 엮음, 정정호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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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블룸 클래식을 두 권째 읽었다. 미국의 저명한 문학평론가인 해럴드 블룸이 엄선한 고전 명작 단편소설과 시의 앤솔로지, 해럴드 블룸 클래식. 전체적인 해럴드 블룸 클래식의 리뷰는 이제 그만 울어요 - 거장들의 숨결이 가득한 가을빛 마스터피스를 참고해주시고, 이번에는 책 자체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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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무성함, 힘참, 위대함, 장대함, 강함, 영웅적인 기상, 기이함, 위험함, 호방함... 여름을 대표하는 이런 수많은 이미지들이 가득 담겨있는 2편 점블리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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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강의 왕
런던 태생의 작가이자 비평가, 화가였던 존 러스킨의 단편이다. 굉장히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이야기. 탐욕이 가득한 두 형과 그 밑에서 고생하지만 언제나 착하고 순박한 동생 글룩이 등장하며, 글룩이 황금강의 왕을 만나 황금강을 탐험할 기회를 얻고 결국 두 형은 벌을 받고 동생 글룩이 복을 받는다는 전형적인 우화 혹은 전래동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와 배경, 그리고 황금왕 등이 굉장히 독특한 이미지를 가지며 그 이미지의 묘사가 굉장히 뛰어난 편. 또한 이야기 전개 방식이 탁월하고 우스꽝스러워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새끼 코끼리
'정글북'으로 유명하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루디아드 키플링. 코끼리의 코가 왜 길어졌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해석이 이루어진다. '악어는 저녁밥으로 무엇을 먹을까?'라는 질문을 가졌던 새끼 코끼리의 귀여운 호기심에 대한 앙증맞은 이야기. 꽤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다.

병 속의 도깨비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너무나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와 그가 들어있는 병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알라딘의 램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나, 문제는 죽을 때까지 소유하고 있으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 그리고 이 병을 살 때보다 싸게 팔아야 한다는 두 개의 단서 때문에 귀여운 지니의 이미지와 다른 두려움이 있다. 우연히 이 병을 소유하게 되었던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이미 자신의 소원들을 모두 이룩하고 병을 파는 데 성공하지만 사랑을 위해서 다시 그 병을 사게 되고 느끼는 고뇌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을 희생하려는 아름다운 아가씨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이 책 속의 훌륭한 단편 소설들 중에서도 꽤 마음에 드는 단편.

유려한 로켓 불꽃
너무나 유명한 동화집인 '행복한 왕자'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라 생각하는 '유려한 로켓 불꽃'을 통해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이야기라서 큰 인상은 없었지만, 언제나 그의 교훈적인 글은 짧지만 뭔가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또 다른 단편인 '<욕심쟁이 거인 The Selfish Giant>'을 참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

테네시주의 저널리즘
'톰소여의 모험'으로 너무나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단편.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기 바쁜 테네시주의 언론계를 통해서 언론을 풍자한다. 굉장히 과격하고 폭력적이지만 표현이 워낙 우스꽝스럽고 재미있으며 폭력의 강도가 황당할 지경이여서 오히려 폭력적이라거나 무자비한 느낌이 전혀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리키-티키-타비
또 한 편의 루디아드 키플링표 우화(?). 귀여운 새끼 몽구스를 구해준 한 집안이 그 몽구스 덕분에 무서운 코브라들의 위협에서 구해지는 꼬마 몽구스의 모험기. 의인화된 동물들의 매력적이고 역동적인 묘사가 상당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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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블리 사람들
루이스 캐럴과 함께 난센스 문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에드워드 리어의 시. 세상을 여행하는 점블리 사람들의 장편시로 엉뚱하고 유쾌한 초록색 머리와 파란색 손의 점블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엮었다. 시적인 느낌이지만 워낙 판타지 세계관틱한 느낌의 글이어서 상당히 독특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시의 경험이 일천해서인지 이 시가 표제작이 될 정도로 훌륭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냥하기 좋은 수사슴
존 데이비드슨의 작품으로 '시적 환상'으로 유명했던 작가 덕분일까? 서양시로서도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랄까. 수사슴을 사냥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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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이었던 '이제 그만 울어요'와는 꽤 다른 느낌이었던 '점블리 사람들'. 여름의 이미지 때문일까. 전체적으로 독특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어서 굉장히 빨리, 그리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심지어는 '병속의 도깨비'처럼 소재 자체가 굉장히 무겁고 처절한 경우에도 그런 유쾌함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랬기에 더욱 '거장'들이 썼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달까.
고전은 역시 고전의 향기가 있다. 총 여섯 편의 단편소설, 그리고 두 편의 시를 읽는 동안 단 한 편도 부족하다거나 별로라는 느낌 없이 각자의 독특함과 매력을 뽐내준 작품들. 역사를 통틀어 '고전'으로 인정받을, 그리고 '거장'으로 인정받을 작품, 그리고 작가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 이름만큼의 탄탄함이 고전 속에는 살아있으며 긴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그런 생명력을 읽는 것. 참 값진 기회라는 생각이다. 비록 나 자신이 헤럴드 블룸이 언급했던 '지극히 총명한 어린이'도 아니고, 아직까지 동심을 잃지 않은 그런 감성적인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어려서 읽었던 고전들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불러일으켜주는 것만 보더라도 '고전'이 가진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단편 또는 시였기에 더욱 쉽게 빠르게 읽혔고.
고전도 그냥 고전인가. 헤럴드 블룸이라는 명평론가의 이름값이 한 번 더 얹혀진 고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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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기에 가장 좋아했던 작가 중의 하나인 마크 트웨인. 비록 '테네시주의 저널리즘'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읽는 것은 굉장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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