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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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 철의 숲에 새로움은 없다.
하지만 통찰을 키울 자양분만은 가득하다.
저자 정진홍은 자신이 키워온 통찰력으로 그 자양분을 독자들에게 담뿍 전해준다.


비즈니스의 험난한 세계, 조금의 차이와 그 차이의 지속을 위한 수많은 기업들의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조금만 다르면, 조금만 탁월하다면, 그 차이에서 생기는 경쟁력은 경쟁 구도에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가운데 어떻게 하면 그런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끝없이 찾고 모색한다. 새로운 것, 새로운 것, 새로운 것. 그만큼 참 다양한 개념들의 다양한 경영 방식들이 소개되고 또 시도되고 있다.

그렇게 새로운 것들에 대한 타는 목마름 속에서 어쩌면 인문학 조찬 특강인 '메디치21'에 매회 500명의 CEO가 군집했다는 것은 또 다른 것을 시사해준다.
인문학.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학문. 그것으로부터 경영의 통찰력을 찾는다는 것. 새로운 무언가를 끝없이 찾는 트랜드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다 할까.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참신함이 느껴진다 할까. 일종의 온고지신이며, 고전의 향기로부터 지금의 우리를 찾아나가는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오히려 새로운 경영 솔루션들보다 더 크게 와닿는다는 것은 참 재미있다.
그리고 이 책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바로 그 '메디치21'의 강의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에도 소개된 바 있는 미하이 칙센트마이는 자신의 명저 '몰입의 즐거움'의 머릿말에 다음과 같은 전제를 달았다. 중요한 진리는 이미 오래 전에 뛰어난 예언자, 시인, 철학자가 말했고 그것은 지금도 우리네 인생의 지침으로서 요긴하다. 그러나 선각자들이 깨달은 진리는 옛날 식으로 표현되었으므로 후대의 시각으로 그 안에 깃든 의미를 늘 재음미하고 재해석해야 생명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정진홍, 그리고 몰입의 즐거움의 미하일 칙센트마이는 그런 의미에서 비슷한 숲을 공유하고 있는 듯 하다. 저자가 말하는 문,사, 철. 그리고 미하이 칙센트마이의 예언자, 시인, 철학자 는 모두 같은 향기를 내는 같은 숲이다. 바로 인문학이라 하는.
그리고 이 곳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후대의 시각에 의한 재음미, 재해석을 통해 생명력을 얻은 것'. 즉 통찰 - insight와 overview -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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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 전체를 볼 수 있는 통찰력. 그것을 얻는 것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물이다

이 책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각각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과거의 역사나 혹은 뛰어난 인물의 전기, 혹은 탁월한 개념 등을 통해, 그리고 그런 것들을 가득 담고 있는 책들의 인용을 통해 각각의 개념을 재구성 혹은 재해석하고 우리에게 전해준다. 각각의 장에 담긴 후마니타스(Humanitas)들에는 새로운 것들이 없다. 그도 당연할 것이 인문학은 바로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베스트셀러인 '완벽에의 충동'에서 느꼈던 저자의 어떤 사건이나 개념에 대한 재해석, 재구성 능력, 그리고 그 안에서 독자가 어떤 것들을 흡수해야 하며 그 흡수한 자양분이 어떤 에너지, 어떤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전달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저마다의 삶의 밑동으로부터 통찰의 힘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능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가치를 뽐낼 수 있었고.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지식들, 그리고 그 지식들을 통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사유할 수 있는 쉽지 않은 경험을 잔뜩 만끽할 수 있었다. 왜 그런 책 있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읽다 말고 어딘가 메모를 하고 싶고, 그 메모들을 보면서 '아, 이것은 이렇게, 저것은 저렇게 적용해보자. 아 이 개념은 여기에 응용할 수 있겠군'이라며 읽을 수 있는 그런 책들 말이다.
이 책,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한 장, 한 장이 생각을 불러오는, 그리고 그 결과 여러 번 읽게 되는 그런 책. 이미 알고 있는 개념, 알고 있는 사건, 알고 있는 인물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읽게 해 주는 저자의 능력이 참 대단하달까.
내년 상반기에 나올 2권, 3권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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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마지막에는 그 장의 주제를 기반으로, 요긴하게 바로 써먹을만한 그런 지식들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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