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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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그리고 디스토피아
이미 20XX년이 지났다.
다행히도 그들이 예언(?)했던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즐겁게 21세기를 맞았다.
밥 딜런이 노래하던 낙진(A Hard Rain Is Gonna Fall / Bob Dylan)도 세상을 덮지 못했고, '북두의 권'의 황량한 대지나 험상궂은 깡패집단도 생겨나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핵'의 무서움을 이야기했고, 그 이후의 디스토피아를 그렸는지를 생각하면 새삼 놀랍다. 책, 영화, 만화, 게임 등 그 어떤 컨텐츠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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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특급(Twilight Zone)
나 의 유년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외화를 뽑으라면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환상특급'을 빼놓을 수 없다. 기묘한 느낌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보고 나서도 한참을, 가끔씩은 며칠씩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여운을 남겼었다. 지금까지도 몇몇 장면은 생생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을 만큼이나. 비록 최근에 다시 나왔던 2002년작은 좀 실망스러웠지만. 어쩌면 지금까지도 판타지나 SF 등을 좋아하는 나의 성향에 이 환상특급이라는 드라마가 꽤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꽤 큰 영향을 받았던 외화랄까?


나는 전설이다
이 두 가지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 책 '나는 전설이다', 그리고 작가인 리처드 매드슨은 이 두 가지 끈에 모두 닿아있기 때문이다.
핵전쟁과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들 중에서도 '나는 전설이다'는 선구자격이다. 1954년에 발매된 책에 이미 핵전쟁 이후를 그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흥미롭게도 그 이후의 디스토피아의 원인으로 흡혈귀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흡혈귀는 핵전쟁을 이유로 생겨난 일종의 바이러스 때문으로 설정하고.
어쩌면, 이런 식의 흡혈귀 전설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처음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참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고. 레지던트 이블, 혹은 바이오해저드 역시 이런 리처드 매드슨의 과학적 접근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 아닐 수 없으며, 이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인 스티븐 킹은 '셀'의 첫 페이지에 ‘리처드 매드슨과 조지 로메로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헌사를 담았다거나, 조지 로메로 역시 '새벽의 저주'같은 작품의 모태를 이 작품으로 잡고 있을 정도니까(실제로 리처드 매드슨은 한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을 TV에서 우연히 봤습니다. 그 영화에 대해서 특별한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영화를 보면서『나는 전설이다』를 너무 빼닮았다고 생각했죠. 감독은『나는 전설이다』에서 유래된 작품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원작과 꽤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밀리언셀러클럽 참조)
음,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Xbox360 게임인 "데드 라이징"을 즐기고 싶었던 나는 어쩌면 굉장히 자연스러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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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성같은 작가들의 더없는 찬사들. 그들의 찬사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이다

그 런 영향력을 제외하더라도, 아니 그런 영향력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답게, 이 책 굉장히 재미있다. 1954년에 씌여진 책이라고 하기에 놀라울 정도로 전혀 고리타분하거나 고전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밤마다 흡혈귀들에게 고통을 받고 마지막 남은 인류로서 외로움을 견뎌가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마치 나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했더라도 비슷한 고통을 겪었을 것 같은 공감을 이끌어내줄 수 있을 정도로 한 인간의 히스테릭한 모습들이 멋지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다른 존재를 발견했을 때의 급작스런 상황 변화에서 오는 감정적인 혼란 묘사는 특히 멋졌달까.
그리고 그와 함께 흡혈귀를 바이러스적으로 풀어가는 매우 흥미로운 접근방식이 눈에 띈다. 물론 십자가를 싫어한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는 전혀 발견하지 못 하긴 하지만, 그리고 DayWalker(흔히 최근에는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 등으로 그려지는)의 개념도 이미 그려지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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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빌의 마지막 한 마디. 이 한 마디로 이 책은, 그리고 리처드 매드슨은 전설이 되었다

그 리고 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나머지 리처드 매드슨의 단편들 역시 꽤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어? 왠지 환상특급 느낌이 나는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리처드 매드슨이 실제로 환상특급의 스토리를 무려 14편이나 작업했다고.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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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기묘하고, 어쩌면 이상한 이 단편들. 호불호가 꽤 나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전설이다'와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2005년 이 책의 발매 시절에 책을 추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장 한 구석에 묵혀두다가 영화 개봉 이야기에 화들짝 읽었다. 그러면서 후회했다. 왜 이제 읽었을까 하고.
그리고 또 한 번 의문을 가졌다. 왜 이런 뛰어난 작품이 2005년까지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을까 하는.
그만큼이나, 그리고 책을 추천해준 주위의 몇몇 사람들 의견 만큼이나 이 책은 뛰어났다.
그는 1954년에 이미 이 작품으로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나는 그의 작품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전설이다'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게임과 영화, 그리고 소설들로.
그리고 영원한 전설을 이어갈 것이다. 끊임없이 생겨날 영향받은 컨텐츠들로, 그리고 나같은 독자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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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판 '나는 전설이다'. 원작의 전설을 이어주길 바란다. '지구 최후의 인간'이나 '오메가 맨'의 전철을 밟지 않고


이 책, 혹은 영화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꼭 아래 웹툰들도 보시길 권한다.
[웹툰]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by 원사운드
[웹툰]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by 루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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