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한이즘 - 한창우式 혁신경영
오쿠노 노리미치 지음, 이동희 옮김 / 전나무숲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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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직히 말해, '파친코사업'이라는 것은 야쿠자가 하는 것, 아니면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막연히 갖고 있었다. 나름대로 일본에도 여러 번 다녀왔고, 일본 문화에도 익숙하지만 일본에 갔을 때도 '파친코' = '사행성 도박' =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가 본 적도, 갈 생각을 한 적도 없었고.
그런데 그런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즐기는, 그래서 영화고 책이고 드라마고 그런 곳에서도 참 자주 등장하는 '파친코'에 대한 인식이 일본에서도 참 나쁘다 라는 것에 새삼 놀랐다. 파친코 기업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집을 빌리지 못 한다거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거나, 혹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상장이 굉장히 힘들다거나 하는 그런 일들을 보면서 말이다.

마루한. 일본 재계에서 '파친코 황제'라고 불리우는 한창우 회장의 파친코 기업. 그 기업은 어쩌면 이런 핍박이 있었기에 더욱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가 말하는 마루한이즘. 그것의 근간은 바로 '인재'의 활용이었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좀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팀 워크를 낼 수 있을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마루한이 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것.
하지만 파친코 업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리 선호되는 직업은 아닌 것.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도 나쁜 그런 기업이기에 더욱 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했던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일종의 아르바이트생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의견까지도 존중하면서 실행해보고(실제로 이런 의견들을 대부분 수용하는 '모델점'이라는 것을 운영할 정도로), 비전을 공유하되 실제 업무는 일임한다거나, 강력한 활기를 불러일으켜주는 신입사원 교육을 하는 등 인재를 붙잡고, 또 키워나가는 그런 일련의 노력들이 더욱 처절했을 듯 하다. 그리고 그런 마루한이즘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의 파친코 기업이 되었던 것이고.
어쩌면 정말 우직할 정도의 인재 경영을 펼쳤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그저그런 파친코 업체로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루한이즘의 강력한 추진력은 책 전반에서 드러나며 그리고 그렇기에 그의 성공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책 자체의 완성도에는 조금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저자의 취재력이 돋보이며 그 취재 결과가 하나하나 잘 펼쳐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저 그 뿐. 너무 밋밋하달까. 전체적인 마루한이즘을 강하게 갈무리하는 듯한 유기적인 느낌이 너무 적다는 점은 꽤 아쉽다. 마루한이즘이라는 것. 그것을 조금 더 펼쳐주고 또 마무리해주는 그런 힘이 약하다. '경영전략 소개서' 랄까? 하지만 이런 책에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보통 그 이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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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마루한. 어쩌면 너무나 우직하고 당연한 마루한이즘은 그것을 실제로 이룩했기에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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