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을 잡아라 Catch the F.U.N.
진수 테리 지음 / 김영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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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 괜시리 이 책의 표지를 탓했다. 솔직히 이 표지를 처음 봤을 때 '웬 레크레이션 강사 아주머니의 이야기인가?'라고 느꼈으니까.

사람의 삶처럼 드라마틱한 것이 또 있을까. 최근 읽은 몇 권의 책들이 나에게 사람의 삶이란 얼마나 드라마틱하며, 그리고 그런 드라마틱한 삶 속에 담긴 짜릿짜릿한 에너지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 준다. 다만, 앞의 생각에는 하나의 단서가 붙어야겠지. '움직이는'이라는.
이 책의 작가 '진수 테리'는 어쩌면 굉장히 우직한, 한국의 전형적인 우등생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고, 그렇게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으려 했고. 하지만 그렇지 못하자 또 공부했고 석사 학위를 땄다. 그래도 좋은 직장을 얻지 못 하자 또 공부해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래서 결국 좋은 직장을 얻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7년간 한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회사에 높은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왠걸? 회사에서는 그녀를 해고해버렸다. 왜냐고? 놀랍게도 그 이유는 '재미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재미없는' 진수 테리는 세계 최고의 '펀 경영' 컨설턴트가 되었다. 놀랍지 않은가?
'영어를 못 해서 영어를 가르쳐주는 스피치 클럽을 만들고, 비즈니스 능력과 리더십이 부족해서 비즈니스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재미가 없었으니 재미있게 경영하는 펀 경영 컨설턴트'가 된다'라. 이거 참 재미있는 일이다. 말조다 힘들게 들린다. 저자 왈 '쉽게 말하면 맞불작전이고 우아하게 말하면 역발상'이라는데. 믿기 힘든 일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렇게 한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 책을 내가 읽고 있으니 믿지 않을 재간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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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경영은 재미, 독창성, 보살피기 의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쉽지..만 쉽지 않은 그런 느낌?


그런 그녀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F.U.N'은 위의 사진과 같은 개념이다. 읽고 난 느낌은 '모든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자'라는 느낌? 누구나 알고 있지만 결코 실현하기는 쉽지 않은 그런 개념을 어떻게 하면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것의 진수 테리식 실현 방안인 셈이다. 리더 자체가 즐겁게 일하며,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일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회사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그런 방법을 이야기하는 그녀는 '리더는 치어리더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최고의 인재라고 느끼고 그런 인재가 가득한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자는 것. 이런 개념 자체가 그녀만의 것은 아니고 다른 책에서도 몇 번 비슷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더 특별하게 여겨졌던 것은 그녀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게, 자신있게 살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막 여행을 사랑하고, 자동차 강도를 당했음에도 '와 다행이다'라고 외칠 수 있으며, '랩 음반'을 내는 40대의 아주머니인 그녀. 정말 재미있게 살아가는 분 아닌가? 게다가 실제로 그녀가 경영하고 있는 AGC라는 회사가 그런 회사이기도 하고.
정말 그런 회사라면 나 자신도 너무나 다니고 싶을 것 같은 그런 욕구가 생긴다. 그리고 나 자신이 나중에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은 욕구도 함께.

여기에 그녀가 인정받는 점이자 그녀의 강점 하나 더. 바로 자신의 컴플렉스를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분명 세계적으로 '소수민족'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인이다. 그리고 영어도 잘 못 하고(실제로 DVD에 등장한 그녀는 아직도 유창한 영어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 컴플렉스를 이용해 '소수민족 직원들과 융화하는 방법'이라든지, '글로벌한 회사의 경영법'같은 방향으로 특화시켰다. 자신이 영어를 잘 못 하니까 겪을 수 있는 그런 노하우같은 것들을 F.U.N 경영에 접목시키면서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쉽게 말하면 맞불작전이고 우아하게 말하면 역발상'인 셈인데 참 훌륭한 마인드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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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Fun' 경영을 실현하고 있는 회사들. Google은 실제로도 그런 경영방식이 굉장히 유명하기도 하다. 이 책에 의하면 '재료를 마음대로 쓰는' Google의 사내 식당은 그저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그녀의 마인드 부분을 더 흥미롭게 읽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완성형이랄까. 정말 요즘 들어서는 지긋지긋하게 듣는 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녀의 이야기는 식상하지 않았다. 힘들지만 꿋꿋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이야기는 오히려 새로왔다. 그리고 나 자신조차도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 했던 것 하나를 발견하게 해 주었기도 하고. 바로 나 자신의 '글로벌' 개념 말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공,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그녀는 한국이 만들어낸 '펀 프로덕트'라고 자기 자신을 이야기했고, 자신이 '한국인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자신이 '글로벌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고 있지 않았다. '난 못 돼'가 아니라 그런 개념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달까. 그런 나에게 '한국이 만들어낸 또 한 명의 자랑스러운 펀 프로덕트가 되자'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펀 경영'보다 '펀 라이프 매니징'을 먼저 해야 한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너무나 동감하며 '곁에 두고 자주 뒤적일' 자기계발서 한 권을 더 건진 느낌이다.  
Catch the FUN, enjoy Global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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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의 뒷부분에 있는 F.U.N. 팁 코너. 이런 팁이 있는 책들은 참 많지만 이렇게 요긴한 느낌의 팁들을 준 책은 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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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된 DVD에는 한 마디 해야겠다. 솔직히 책을 읽고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기대를 참 많이 하고 봤는데, '펀 경영 강연'이 아니라 '강연 홍보 영상' 정도의 느낌? 물론 비싼 강연 컨텐츠를 날로 먹고 싶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강연 하이라이트'라든지 하는 이름이었다면 적어도 실망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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